“서울역 고가는 화분을 옮겨놓은 수준… 뉴욕 ‘하이라인’처럼 생명 불어넣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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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찬 대표 “지역특성 반영해야”

녹슨 철로를 생태공원으로 만들어 시민과 관광객의 사랑을 받는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 김봉찬 더가든 대표 제공
녹슨 철로를 생태공원으로 만들어 시민과 관광객의 사랑을 받는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 김봉찬 더가든 대표 제공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The High Line)’은 정원(조경) 전문가라면 한 번쯤 꼭 가봐야 하는 곳이다. 김봉찬 대표도 지난해 하이라인을 가봤다. 하이라인은 옛 철도를 공원으로 만들었다. 길이 2.9km, 높이 9m 고가 철도가 1980년 운행이 중단된 후 20여 년 동안 버려졌다. 개발과 보존의 치열한 논쟁 끝에 뉴욕시는 ‘하이라인 친구들’이라는 시민단체와 함께 공원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03년 설계 현상 공모에 36개국 700개 팀이 몰릴 정도로 녹슨 철로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프로젝트에 관심이 높았다.

2009년 1구간을 개방하고 2014년 마지막 구간이 완공됐다. 하이라인 공원이 시민과 관광객에게 사랑받고 폐철도 밑 슬럼가가 번화가로 바뀌는 데 정원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350여 종의 식물이 들어섰는데 일부는 당시 녹슨 철로 주변에서 자라던 풀을 그대로 심었다. 160km 이내 농가에서 식물을 제공받았기에 토착 기후에도 맞았다. 꽃이 피지 않아도 초지만으로 자연스럽고 상쾌한 정원이 됐다.

김 대표는 “하이라인을 벤치마킹한 서울역 고가는 꽃과 나무를 심은 화분을 옮겨놓은 수준에 불과해 안타깝다”며 “지역 특성을 반영하고 그 지역의 풀과 나무로 생태정원을 조성하는 ‘하이라인’ 모델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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