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안전교육 효과? 부산지역 학교 안전사고 확 줄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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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사고 3년만에 30% 급감… 부산교육청 ‘학교안전팀’ 신설
심폐소생술-생존수영 등 집중교육… 학생종합안전체험관 건립도 추진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지난달 부산 금창초교에서 실시된 지진대피 훈련에 참가해 학생들을 상대로 안전 교육을 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제공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지난달 부산 금창초교에서 실시된 지진대피 훈련에 참가해 학생들을 상대로 안전 교육을 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제공

부산시교육청은 1억3000만 원을 들여 올해 새 학기부터 초등학교 12곳에 실내놀이실을 만들었다.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이거나, 무덥고 추워도 실내에서 뛰어놀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다. 바닥에는 안전 매트리스를 깔고 벽에는 안전 쿠션을 붙여 사고에 대비했다.

지난달부터는 학생들 등하교에 위험을 끼칠 요소가 많은 초등학교 46곳을 선정해 ‘아동 안전지도’를 만들고 있다. 학교 반경 500m 이내의 재개발 철거 지역, 성범죄자 거주지, 교통사고 발생지역 등을 표시한 지도다.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곳과 아동안전지킴이집 같은 안전을 지켜주는 요소도 눈에 잘 띄게 표시하기 위해 학생들과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완성된 지도는 각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가정통신으로도 보낼 방침이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부산지역 각급 학교에서 일어나는 안전사고가 줄어들고 있다. 시교육청이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학교 안전을 강화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부산지역 학교의 사고는 2014년 6409건에서 지난해 4452건으로 3년 만에 약 30% 감소했다. 2015년 6043건, 2016년 5138건이었다. 같은 기간 학생 수 감소율 9.7%를 감안하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이다.

사고는 중학교, 고교, 초등학교 순으로 많았다. 사고 감소율은 초등학교 37%, 중학교 33%, 고교 29% 순이었다. 발생 빈도는 체육, 휴식, 수업 순이었다.

시교육청은 2014년 4월 세월호 사건 이후 학교안전팀을 신설했다. 안전관리 조직체계를 정비하고 학생 안전교육과 교직원 역량 강화를 위해서였다. 현재 관내 모든 학교에서 연간 51시간 이상 안전교육을 한다. 부산119안전체험관 같은 교육시설과 연계한 체험 중심 안전교육도 강화했다. 중학교 1학년에게는 심폐소생술 교육, 초등학교 3, 4학년에게는 생존수영교육을 의무화했다.

자칫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현장체험학습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안전하고 교육적인 현장체험학습 운영시스템’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 현장체험학습 운영 매뉴얼을 데이터베이스화한 것이다. 교사와 학부모가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활용할 수 있어 인기 있다. 긴급재난문자시스템, 학교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하고 긴급재난방송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학교안전 지원시스템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건축 소방 등 7개 분야의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학교 원스톱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김석준 시교육감은 “우리 학생들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 학생종합안전체험관 건립을 비롯해 학생 안전을 위한 더욱 다양하고 실질적인 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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