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남산1호터널 출퇴근 버스차로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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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내년 상반기 시행 목표

서울시는 내년 상반기(1∼6월) 시행을 목표로 남산1호터널 중앙버스전용차로(BRT)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31일 개통하는 세종대로 사거리∼흥인지문 교차로 구간의 종로 BRT에 남산1호터널까지 이을 계획이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남산1호터널 각 2개 차로 가운데 1차로를 출퇴근 시간(오전 7∼9시, 오후 7∼9시)에만 BRT로 지정해 활용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종로 BRT부터 한남대교까지 ‘마(魔)의 구간’을 시내버스와 광역버스는 논스톱으로 달릴 수 있다. 가장 막히고 혼잡한 구간을 뚫어줌으로써 강북∼강남을 오가는 ‘버스족(族)’에게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도심 차량을 줄이고 보행 및 자전거 통행 구역을 늘려 미세먼지를 줄이겠다는 시 환경정책과도 맞물린다.

종로∼한남대교를 지나는 주요 버스 노선은 470번, 140번, 1150번, 9003번, 9000번, 5005번, 5000번, 8100번, 1005-1번, 9300번 등이다. 이 버스들은 현재 강북에서 남산1호터널을 통과한 뒤 길가에 있는 버스정류장으로 가려면 차로를 바꿔야 해 정체의 한 요인이 됐다. 그러나 내년 2월까지 한남 오거리에서 한남대교를 잇는 고가도로가 철거되고, 남산1호터널에 BRT가 도입되면 버스는 차로 변경 없이 그대로 한남대교를 탈 수 있다. 남산1호터널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시간도 현재의 절반가량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버스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에게는 장밋빛 구상이지만 승용차와 택시는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현재 월∼금요일 오전 7시∼오후 9시 혼잡통행료를 내면서도 도심에 빨리 닿기 위해 남산1호터널을 이용하는 차량이 많다. 이들은 돈을 내면서도 더 느려지는 불편함을 겪게 될 확률이 높은 것이다.

승용차 통행 속도도 지금보다 느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BRT 개통으로 종로의 평균 승용차 속도가 시속 17.7km에서 13.4km로 느려질 것으로 예상한다. 남산1호터널에 BRT가 생길 경우 비슷한 결과가 예상된다. 통행료를 내지 않는 택시업계의 반발도 클 것으로 보인다. 승객들이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장점이 많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에 따르면 승객을 가득 태운 버스가 오가는 경우 도로가 쉽게 꺼지거나 손상될 수 있다. 이 때문에 BRT 공사를 할 때 단순히 파란색 선을 긋는 것이 아니라 도로를 더 탄탄하게 보강해야 하므로 공사 기간이 길어져 극심한 교통정체도 예상된다.

한편 올 9월 15일 공사를 시작한 지 3개월 반 만에 종로 BRT가 개통한다. 이에 따라 버스는 서울 망우로 왕산로에서 도심을 거쳐 경인·마포로까지 BRT로 달릴 수 있게 됐다. 종로 2.8km 구간 개통으로 버스 속도는 현재의 시속 13.5km에서 17.7km로 31% 빨라질 것이라고 서울시는 밝혔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남산1호터널#출퇴근#버스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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