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각 대학 기본역량 진단 실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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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구조개혁평가 문제점 개선

내년부터는 대학가에서 원성이 높았던 대학구조개혁평가 대신 ‘대학 기본역량 진단’이 실시된다. 정부는 대학의 역량 진단을 통해 자율성을 확대하고 대학의 발전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2018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추진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15년부터 시행된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 대신 2018년부터 ‘대학 기본역량 진단’을 실시하기로 했다. 기존 구조개혁평가가 신입생 정원 감축과 재정지원 제한을 주요 목표로 실행되면서 여러 문제점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대학을 6개 등급으로 나누면서 서열화한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지역 대학에 대한 고려 부족, 교육 여건 개선 한계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내년에는 과도기적으로 구조개혁 평가를 개선해 기본역량 진단을 실시하고, 그 이후에는 의견 수렴을 거쳐 새로운 진단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2018년 실시되는 진단에서는 세세한 등급 구분을 하지 않고 대학을 △자율개선대학 △역량강화대학 △재정지원제한대학 등 3개 등급으로 구분한다. 상위 60% 정도인 자율개선대학에는 사용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자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일반재정을 지원한다. 역량강화대학에는 일반재정은 지원되지 않지만 특수목적 지원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제공된다. 재정지원제한대학은 Ⅰ·Ⅱ유형으로 나뉘는데, 최하위급인 Ⅱ유형으로 분류되면 정부 재정지원사업은 물론이고 국가장학금·학자금대출도 전면 제한된다.

기존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는 약 84%의 대학에 신입생 정원 감축이 권고됐다. 하지만 내년 진단에서는 60% 정도 되는 자율개선대학에는 정원 감축을 권고하지 않는다. 하위 40% 정도인 역량강화대학,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약 2만 명의 정원 감축을 권고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목표인 5만 명 감축보다는 크게 줄어든 수치다. 교육부는 정부의 감축 목표는 줄이고, 학생들의 선택을 통한 자율적인 정원 감소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진단을 위한 지표도 개선됐다. 기존 평가에서 대학 법인의 책무성과 운영의 건전성 평가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법인 전입금이나 법정부담금 등 법인의 책무성을 확인하기로 했다. 또 전임교원 수만 늘리면 좋은 점수를 받기 때문에 대학들이 비정년 트랙 저보수 전임교원을 과도하게 임용하는 부작용이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전임교원의 보수 수준을 진단에 반영하기로 했다. 보수가 일정 수준(일반대 3099만 원, 전문대 2470만 원)에 미치지 못하면 감점하고, 시간강사 보수 수준의 만점 기준도 올렸다. 또 정년·비정년 전임교원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실태 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진단의 전문성과 공공성도 높이기로 했다. 기존 평가에서는 7∼9명으로 이뤄진 1개 팀이 담당 대학의 모든 지표를 평가했지만 2018년 진단에서는 지표별 진단팀을 운영해 진단 그룹 내 모든 대학의 담당 지표만 진단하기로 했다. 또 기존에 20% 정도에 그쳤던 현장평가를 40% 수준으로 확대해 공정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2018년 4월부터 진단을 시작해 8월 말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진단에 따라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된 대학에 대한 일반재정은 2019년에 지원된다. 역량강화대학, 재정지원제한대학에 대한 보완평가는 2020년 시행해 개선된 대학에는 재정지원제한을 해제하기로 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대학구조개혁평가#대학 기본역량 진단#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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