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작살로 돌고래 숨구멍 찔러 척수 두 동강 내…1마리당 1억에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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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9월 28일 1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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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Dolphin Project 제공
사진=Dolphin Project 제공
일본 타이지마을의 바닷물이 또다시 핏빛으로 물들었다. 잔인한 돌고래 사냥으로 악명이 높은 일본 와카야마현 타이지마을에서 올해 들어 5번째 돌고래 사냥이 이루어졌다.

일본 정부는 매년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타이지마을에서 돌고래 사냥을 실시한다. 동물단체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9일 실시된 돌고래 사냥에서 21마리의 들쇠고래가 도살됐고, 성체도 채 되지 않은 3마리의 돌고래가 산 채로 포획됐다.

특히 타이지마을은 잔인한 돌고래 사냥 방식으로 국제적 비난을 사고 있다.

2009년 개봉한 타이지마을의 돌고래 사냥을 다룬 다큐멘터리 ‘더 코브’에서는 어부들이 배를 이용해 수십 마리의 돌고래를 코브로 몰아넣은 뒤 작살로 사정없이 돌고래를 찔러 죽이는 ‘몰이사냥’ 장면이 나온다.

‘분수공’이라는 새로운 도살법도 있다. 일본의 돌고래 사냥 문제를 꾸준히 취재해 온 남종영 한겨레신문 환경전문기자는 28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어부들은 분수공이라는 도살법을 통해 고래의 숨구멍을 작살로 한번에 찌른 뒤 척수를 두 동강 내 한 5초 만에 목숨을 없앤다”고 설명했다.

이 새로운 방식은 돌고래 급소를 찔러 척추신경을 파괴한 뒤 그곳을 나무막대로 막아 피가 새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국내 남방큰돌고래를 지키는 모임인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타이지마을 어민들은 “새로운 사냥법은 돌고래가 즉사하므로 고통이 적고, 바다도 붉게 물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남 기자는 또한 세계적으로 매년 대규모 돌고래 사냥을 실시하는 나라는 거의 일본 뿐이라며 “미국과 캐다나는 1960년까지 (돌고래를) 잡았다. 그 뒤로는 야생동물보호법 등이 강화되면서 현재는 인공증식을 시킨 돌고래종이 돌고래 쇼에 이용되고 있다”며 “최근 카리브 해 솔로몬제도에서도 (돌고래를) 잡았는데, 최근에 (돌고래를) 잡지 않는 걸로 법이 바뀌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간 타이지마을은 돌고래의 무차별적인 살육과 함께 잔인한 사냥 방식으로 국제적 비난을 받아왔다. 핫핑크돌핀스, 동물자유연대 등 국내 동물단체는 지난 18일 “일본은 잔인한 돌고래 학살을 즉각 중단하라”는 공동기자회견문을 발표하며 일본 정부를 규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이렇다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타이지마을은 전통이라는 명분 아래 매년 일본 정부로부터 약 2000마리 돌고래 포획 쿼터를 승인 받고 있다. 동물단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올해 지난해보다 100마리 많은 돌고래 1940마리의 사냥을 허가했으며, 포획이 가능한 돌고래종도 확대했다.

국제포경위원회(IWC)는 1980년대 들어 고래 포획을 금지했으나, 포획이 금지된 고래종은 대부분 대형 고래로 작은 크기인 돌고래 종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일본의 돌고래 사냥을 법적으로 규제할 방안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세계 각국에서 일본의 돌고래 사냥을 규탄하는 시위가 계속되는 등 국제사회의 사냥 중단 요구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매년 돌고래 사냥을 실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돌고래의 비싼 몸값 때문으로 추정된다.

산 채로 포획된 돌고래는 한 마리 당 약 1억 원을 받고 전 세계에 전시공연용으로 수출된다. 실제로 지난 2월 울산고래생태체험관은 한 마리당 1억 원 씩 총 2억 원을 들여 일본 타이지마을에서 돌고래 2마리를 수입한 바 있다. 그러나 그 중 한 마리는 반입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폐사했다.

국내 동물단체는 한국 정부 역시 일본의 돌고래 학살의 공동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하며 돌고래 수입 중단을 촉구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2009년부터 5년 간 일본에서 수출된 돌고래 345마리 중 한국으로 수입된 돌고래는 35마리에 달한다. 이는 중국과 우크라이나 다음으로 많은 숫자다.

국제 해양생물 보호단체인 시셰퍼드(Sea Shepard)는 지난 2일(현지 시각) 일본의 돌고래 사냥 관련 동영상을 공개하며 “일본 정부의 잔혹한 돌고래 학살이 행해지고 있다”며 “도살되지 않은 돌고래는 포획된 후 작은 수족관에 갇히게 되고, 먹이를 구걸하기 위한 재주를 강제로 배우게 된다”며 일본의 돌고래 사냥 행위를 비판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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