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이전한 한전, 사회 공헌사업 ‘눈에 띄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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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대상 취업지원 업무 협약
광주 거주 50명 기능자격 취득 지원… 3개월 맞춤형 교육과정도 만들어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인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에 3년 전 둥지를 튼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사회공헌 사업이 활발하다.

한전은 4일 광주여대에서 ‘고려인 대상 전기공사 기능자격 취득과 전기공사 업계 취업지원 업무 협약식’을 열었다. 이번 협약에는 광주시와 한국전기공사협회도 참여했다. 협약에 따라 한전은 내년 1월 광주에 살고 있는 고려인 50명을 선정해 전력설비 건설과 유지보수를 하는 전기공사 기능자격 취득을 지원하게 된다. 또 고려인들이 우량회사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전은 고려인의 전기공사 기능 자격 취득을 돕기 위해 3개월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교육 기간 동안 생활비를 지원하는 등 교육·생활·취업을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고려인은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두만강 북방 연해주로 이주한 한인들로, 1937년 당시 소련 정부에 의해 1만5000km 떨어진 중앙아시아로 강제로 옮겨갔다. 고려인은 국내에는 4만여 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언어와 문화 생활환경이 달라 안정적인 직업을 갖지 못하는 등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광주지역 고려인은 4000여 명으로 대부분이 광산구 월곡·산정·우산·송정동에 살고 있다. 어른 절반 정도는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고 있다.

한전은 전력설비 건설과 유지 보수를 위해 전기공사업체에 공사를 발주하고 있으나 3D업종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인력난을 겪고 있다. 고려인 기술인력 양성사업은 이런 사정을 감안해 한전이 지역과 상생 차원에서 추진한 것이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내년에 고려인 기술 인력을 배출한 뒤 전국으로 확대 시행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소외계층 지원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전은 2014년 12월 빛가람동으로 이전한 뒤 나주지역 36개 마을과 결연을 맺고 농촌 일손 돕기, 농산물 구입 등 상생협력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다문화청소년 320명의 모국 방문을 지원하고 지역아동센터에 학습비와 장학금을 주고 있다.

한전 이전으로 지역 경제도 활기를 띠고 있다. 빛가람동을 중심으로 광주전남지역에 조성 중인 에너지밸리사업에 참여한 기업은 200곳으로, 이 가운데 에너지신산업 분야 기업은 155개다. 실제 투자를 한 기업은 122개사에 이른다. 한전은 본사 이전 이후 나주시 등 광주전남지역을 미국의 실리콘밸리, 일본 도요타시와 같은 세계적인 에너지 특화지구로 만들기 위해 빛가람 에너지밸리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전의 지역 물건 구매 및 용역도 크게 늘고 있다. 혁신도로 이전하기 전인 2012년 132억 원에서 2016년 1194억 원으로 9배 증가했다.

장동원 한전 홍보실장은 “에너지 밸리 입주기업에 총 구매물량의 10∼20%를 제한경쟁 입찰을 통해 지역에서 구매토록 하고 신인도 평가 때 가산점수를 주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한국전력#한전#한전 사회 공헌사업#고려인 취업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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