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울리는 ‘병원찾기 앱’ 손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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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응급의료정보제공’ 서비스
진료시간-휴진일 업데이트 늦어… 야간-휴일 환자들 헛걸음 일쑤
정부, 정확성 높일 개선책 추진

직장인 신모 씨(31)는 지난주 일요일 식중독에 걸려 하루 종일 구토와 설사에 시달렸다. 증상은 갈수록 심해졌고, 참다못해 일요일에 문을 여는 병원을 찾기로 했다. 보건복지부의 병원 찾기 서비스인 ‘응급의료정보제공’에 접속해 검색한 결과 동네에서 휴일에 진료하는 병·의원이 5곳이나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5곳 모두 더 이상 휴일 진료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신 씨는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라 틀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실제로는 엉터리였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응급의료센터는 올해 안에 응급의료정보제공 애플리케이션(앱)과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의료기관 정보의 정확성을 높이는 개선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그동안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많아 환자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우선 다음 달부터 의료기관 관계자나 국민들이 앱과 웹사이트에서 잘못된 정보를 수정 요청하면 곧바로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응급의료정보제공 서비스는 △응급실 △소아 대상 야간 진료를 하는 ‘달빛어린이병원’ △일반 병·의원 △약국의 위치와 진료시간, 휴진일 등을 알려준다. 명절이나 일요일처럼 대다수 의료기관이 문을 닫았을 때 갑자기 아픈 환자들이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취지다. 특히 매번 명절이면 복지부는 전국 보건소를 통해 명절 연휴에 문을 여는 의료기관을 조사해 앱과 웹사이트에 공지하고 있다. 실제 명절 연휴 때 아플 경우 이 서비스가 매우 유용했다는 평가가 많다. 앱 누적 다운로드 횟수는 50만 건에 달하며, 2014년에는 행정자치부가 주최한 우수 공공 모바일 앱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문제는 명절 연휴가 아닌 평소에는 일반 병·의원의 정보가 제대로 업데이트되지 않고 있다는 것.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을 적용받는 응급실 정보는 복지부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일반 병·의원은 이 법을 적용받지 않아 별도로 실태 조사를 벌여 바뀐 운영 정보를 업데이트해야 한다. 일반 병·의원이 전국 6만여 개나 되다 보니 1년에 1번씩 조사하는 게 전부다. 이렇다 보니 병·의원 사정에 따라 갑자기 진료시간이나 휴진일이 바뀌어도 최대 1년이나 늦게 바뀐 정보가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중앙응급의료센터 관계자는 “일반 병·의원은 워낙 많아 매번 실태를 조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수정 요청을 적극적으로 하는 병·의원에 인센티브를 주거나, 민간이 운영하는 병원 찾기 서비스와 협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병원찾기 앱#응급의료정보제공#개선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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