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김선향 교사의 ‘아하,클래식’]오케스트라 음악을 완성하는 중심축, 타악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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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북과 심벌즈 전공자도 있나요?

〈그림 1〉 미국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타악기 연주자들. 사진 출처 americanmavericks.org
〈그림 1〉 미국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타악기 연주자들. 사진 출처 americanmavericks.org
오케스트라 연주회에서 무대 뒤를 왔다 갔다 하며 중간 중간 북 한 번, 심벌즈 한 번 연주하는 사람을 보며 ‘저건 나도 할 수 있겠는데’라거나 초등학교 음악시간에 들고 다녔던 타악 3종 세트(탬버린 트라이앵글 캐스터네츠)가 오케스트라 연주에 실제 사용되는 것을 보며 ‘이런 악기들도 다 전공이 따로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 없나요?<그림 1>

타악기는 말 그대로 두드려서 소리 내는 악기로, 쉽게는 손뼉이나 탁자를 두드리는 것도 타악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악기 중에서 가장 먼저 생겨나고 발전한 악기군(群)입니다. 두드리거나 채로 치거나 서로 부딪쳐 소리 내는 모든 악기인 만큼 세계의 다양한 민속 악기까지 포함하면 그 종류가 어마어마하게 많은데요. 분류 방법도 많지만 오케스트라에 사용되는 악기를 중심으로 실로폰처럼 음높이가 있는 유율(有律)타악기와 북, 탬버린 같이 음높이가 없는 무율(無律)타악기로 분류해 보겠습니다.

○ 음의 높낮이가 있는 타악기

<그림 2>
<그림 2>
음의 높낮이가 있는 타악기 중에는 글로켄슈필(glockenspiel), 실로폰(xylophone), 마림바(marimba), 비브라폰(vibraphone) 등 피아노 건반 모양으로 배열된 악기가 여러 종류 있습니다.<그림 2>

우리가 실로폰이라고 부르며 어릴 때 학교에서 연주한 악기는 사실 ‘글로켄슈필’에 가깝습니다. 글로켄슈필은 독일어로 ‘종’을 뜻하는 글로켄(Glocken)과 ‘연주하다’인 슈필(spiel)의 합성어로 크기가 다른 여러 개의 종(금속판)을 두드려 연주하는 악기입니다. 19세기 말에 오케스트라에 도입됐습니다. ‘실로폰’은 그리스어로 ‘나무’를 뜻하는 크실론(xylon)과 ‘소리’를 뜻하는 포네(phone)가 결합된 것으로 나무 막대 음판들이 건반 모양으로 조율된, 울림이 거의 없는 건조하고 딱딱한 나무 소리를 내는 악기입니다. 실로폰이라는 악기의 아프리카어 명칭 중의 하나로 알려진 ‘마림바’는 원래 아프리카의 민속 악기로 쓰이다가 미국으로 반입되어 1950년 초에 처음으로 오케스트라에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나무로 된 막대 음판이 있는 것은 실로폰과 같지만 실로폰에 비해 음역이 훨씬 넓고 낮으며 건반 아래의 공명관으로 인해 울림이 좋아 청아한 소리를 내는 마림바는 독주 악기로 많이 사용됩니다. 마지막으로 글로켄슈필에 전자장치를 이용해서 만든 ‘비브라폰’은 팬(fan)이 돌아가면서 음의 떨림(비브라토·vibrato)을 만들어내어 풍부한 음향과 환상적인 음색을 내는 악기입니다.

〈그림 3〉 팀파니
〈그림 3〉 팀파니
북 종류의 악기 중 유일하게 음의 높낮이가 있는 악기인 팀파니(timpani)는 2개나 3개의 북을 하나의 세트로 연주하는 타악기입니다. 세트로 이루어진 2, 3개의 북은 서로 음높이가 다르게 조율(보통 으뜸음과 딸림음의 5도 관계)되는데, 곡 중간에 다른 음을 연주하고자 할 때에는 <그림 3>에서 보는 것과 같이 아랫부분에 있는 페달을 밟아 가죽 면을 팽창시켜 음 높이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 정확한 음높이가 없는 타악기

〈그림 4〉 작은북의 뒷면 스네어.
〈그림 4〉 작은북의 뒷면 스네어.
음높이가 없는 타악기 가운데 팀파니를 제외하고 가장 자주 사용되는 악기는 큰북(bass drum)과 작은북(snare drum)이 있습니다. 큰북은 70∼90cm 지름의 가죽을 고무나 털로 감싼 공 모양의 북채로 쳐서 연주하는 악기로 울림이 객석으로 전달되는 데 시간이 걸리므로 연주할 때 타이밍에 매우 신경을 써서 연주해야 하는 악기입니다. 작은북은 북 아래쪽에 걸쳐져 있는 쇠줄로 인해 작은 북을 치면 특유의 경쾌한 “촬촬촬” 소리가 나며, 작은 규모의 실내악부터 대규모 오케스트라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사용되는 타악기입니다. <그림 4>

‘심벌즈(cymbals)’는 연주의 대부분은 쉬고 있다가 곡의 클라이맥스에서 양손에 하나씩 들고 크게 원을 그리며 연주하여 소리뿐 아니라 모습으로도 큰 영향력을 주는 악기랍니다. 한 번 연주한 후의 여운이 매우 길어서 연주 부분에 따라 연주자가 자기 몸에 대어 진동을 인위적으로 정지시키기도 하고, 소리의 잔향이 자연히 사라지게 하기도 한답니다. 보통은 양손에 하나씩 들고 연주하지만 매달려 있는 심벌즈를 채로 연주하여 스타카토, 트레몰로 등을 연주하기도 하고, 작은 소리부터 큰 소리까지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어 단순해 보이는 악기지만 그 효과는 참으로 큽니다.

캐스터네츠 전공, 실로폰 전공 등 각 타악기의 전공은 따로 있지는 않아요. 위에 언급한 모든 악기를 다 다루도록 훈련받은 타악기 전문가들이 있답니다. 타악기 전공은 입학시험이나 오디션에서 오케스트라 음악에서 가장 중요하게 사용되는 팀파니와 민첩한 리듬감의 스네어 드럼, 선율의 흐름을 음악적으로 표현해 내는 마림바, 이렇게 3종류의 악기 테스트를 거칩니다. 보통 오케스트라에서 팀파니는 한 명의 연주자가 담당하지만, 나머지 타악기는 2, 3명의 연주자들이 연주 중에 무대 뒤에서 악기를 옮겨 다니며 연주해야 한답니다.
 
김선향 선화예고 교사
#타악기#심벌즈#팀파니#큰북#작은북#글로켄슈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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