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 산골 괴산에서 소금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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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임배추 소금물로 소금 생산

충북 괴산군이 절임배추를 만들면서 나온 바닷물을 재활용해 만든 소금으로 운동장과 도로 제설 등에 사용하고 있다. 괴산군 제공
충북 괴산군이 절임배추를 만들면서 나온 바닷물을 재활용해 만든 소금으로 운동장과 도로 제설 등에 사용하고 있다. 괴산군 제공
‘바다 없는 고장’인 충북 내륙의 산골 괴산에 ‘소금 꽃’이 활짝 피었다.

21일 괴산군에 따르면 지난해 괴산의 농특산물인 절임배추를 생산하면서 나온 소금물 1200t을 모아 환경친화형으로 만든 염전(鹽田)에서 자연 증발시켜 소금을 만들고 있다. 염전은 괴산군 괴산읍 서부리 괴산군농업기술센터에 1848m² 크기로 조성됐다.

괴산염전에서는 폐(廢)소금물을 집수장에서 불순물을 가라앉힌 뒤 비교적 깨끗한 상태의 소금물을 증발지로 보내 염농도 25% 내외가 되면 결정지로 옮겨 소금을 수확하고 있다. 올해는 약 90t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소금은 괴산군 내에 있는 테니스 경기장이나 게이트볼장과 겨울철 도로 제설 작업 등에 사용된다.

괴산군은 1996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문광면에서 시작한 절임배추의 생산량이 해마다 늘자 절이고 남은 소금물을 환경친화적인 방법으로 처리하고 자원을 재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찾았다. 2009년 11월 1700만 원을 들여 군농업기술센터 안에 비닐하우스를 짓고 염전을 만든 것. 염전을 만들기 이전에는 배추를 절이고 남은 소금물을 무단 방류하는 사례가 잦아 토양 및 수질오염 우려가 제기돼 왔다.

염전에는 벽돌과 부직포, 비닐, 방수천 등으로 만든 증발지와 소금 결정체를 저장하는 창고가 있다. 이후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의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다녀갔고 괴산군 내 학생들의 산 교육 장소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2012년에는 지역녹색성장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최고상인 ‘녹색성장위원장상’을 받기도 했다.

괴산군은 현재 문광면 양곡리 일원에 농어촌테마공원인 ‘빛과 소금 테마파크’와 천일염 생산 소금 가공공장 건립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는 소금창고, 폐염수 자원화 시설, 소금박물관 등이 들어선다. 이를 통해 고품질 천일염 생산, 환경오염 문제 해결, 체험관광 육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괴산군농업기술센터 최병열 작물환경팀장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시작한 괴산염전이 청정 유기농업군 이미지를 알리고 수질 오염원이던 절임배추 소금물을 소중한 자원으로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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