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파워기업]한국 음악계에 신선한 바람… 연매출 10억 올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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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솔오페라단

5월 경남 김해 문화의전당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될 오페라 팔리아치. 솔오페라단 제공
5월 경남 김해 문화의전당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될 오페라 팔리아치. 솔오페라단 제공
춘희, 아이다, 리골레토, 카르멘, 라트라비아타, 투란도트….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대형 오페라 작품이다. 이 작품들을 창단 12년밖에 안 된 오페라 제작기획사가 무대에 올렸다면 믿기지 않을 것이다.

2005년 부산에서 창단한 솔오페라단이 음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솔오페라단은 부산대 음대 피아노과 출신으로 이탈리아 베로나국립음악원에서 피아노와 성악을 공부한 이소영 단장 겸 대표(51)가 오페라계의 태양(sole·이탈리아말로 태양)이 돼보겠다는 뜻으로 설립했다.

지난해 예술의전당 예술대상에서 오페라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데 이어 지난달에는 공연부문 최다관객상을 받았다. 수상 작품은 지난해 4월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다. 세계 3대 오페라 축제의 하나인 이탈리아 토레델라고 푸치니 페스티벌과 솔오페라단이 공동으로 만들었다. 당시 3일 공연이 전부 매진됐고 짜임새 있는 연출과 연기력, 세련된 무대, 기획력 등등 모든 부문에서 인정을 받았다. 이 대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오페라라는 문화가 생산재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 날까지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솔오페라단은 창단 오페라 ‘춘희’로 음악계에 이름을 알렸다. 2008년은 도약의 해였다. 부산문화회관 개관 20주년 기념 공연인 ‘아이다’로 제1회 대한민국오페라대상에서 대상 없는 금상을 받았다. 같은 해 콘서트오페라 ‘카르멘’으로 서울에 진출했다.

2009년에는 춘향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각색한 ‘춘향아 춘향아’를 이탈리아와 영국을 비롯한 유럽 무대에 올려 호평받았다. 지난해에는 동유럽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 국립극장에서 오페라갈라콘서트를 열어 격조 높은 무대를 선보였다.

국내에서는 매년 예술의전당을 비롯해 부산과 경남 김해에서 오페라 2, 3편을 공연한다. 지금까지 공연한 오페라 및 음악 공연은 60여 회에 이른다. 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에 가입된 123개 오페라 제작 및 공연기획사 가운데 이처럼 꾸준한 ‘민간업체’도 흔치 않다.

‘종합예술의 꽃’ 오페라 한 작품에는 무대 의상 분장 미술 소품 전기(조명) 합창단 연기자 등 300∼400명이 동원된다. 이 같은 대규모 공연을 기획하는 솔오페라단은 감독 5명을 포함해 12명이 리드하며 매출은 연평균 10억 원 정도다. 업계 선두그룹이다.

신정현 솔오페라단 홍보팀장은 “새로운 관객 개발과 재원 조달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며 “한국 오페라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끝없이 도전하고 문을 두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솔오페라단은 5월 19, 20일 김해 문화의전당, 같은 달 26∼2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이탈리아 마시모벨리니 극장과 공동 제작한 ‘까발레리아 루스티카나’와 ‘팔리아치’를 동시 공연한다. 8월에는 이탈리아의 토레델라고 푸치니 페스티벌에 창작오페라 ‘선덕여왕’을 들고 참여한다. 이탈리아의 바리 페트루첼리 국립극장, 모데나 시립극장, 볼로냐 코무날레 극장, 파르마 왕립극장, 베네치아 라페니스 국립극장, 로마 오페라극장과의 공동제작 사업도 추진한다.

이 대표는 “우리 음악계에는 국수주의나 지역주의 같이 거꾸로 가는 경향이 없지 않다”며 “문화 융성을 위해서는 우리의 우수한 전통예술과 예술가를 세계 무대에 소개하고 문화 교류를 활발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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