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해군제독 “잠수함, 맹골수도 통과 못해” ‘자로 세월X 영상’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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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2월 27일 10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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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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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수사대 자로가 세월호 침몰의 원인을 잠수함과의 충돌이라고 주장한 다큐멘터리 ‘세월X’를 공개한 가운데 예비역 해군 제독이 세월호 잠수함 충돌설을 정면 반박했다.

김혁수 전 해군 제독 (68·예비역 해군 준장)은 27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신집중’과 인터뷰에서 “해상 사고가 있을 때마다 잠수함과 충돌설이 제기돼 잠수함 전단장 출신으로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김 전 제독은 해군잠수함 전단, 9전단의 초대 전단장을 지냈다.


김 전 제독은 “맹골수도에는 잠수함 감시 목표가 없다”며 “5년 간 근무하면서 맹골수도 같은 수로에 잠수함을 배치하거나 통과하게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제독은 “맹골수도는 수심이 낮고 조류가 심하므로 잠수함 안전에 큰 문제가 생긴다”며 “잠수함은 기동성이 수상함보다 굉장히 떨어지기 때문에 빠른 조류에 취약하다”라고 덧붙였다.

김 전 제독은 “어제 (26일) 역대 잠수함 전단장과 사령관 2명을 포함해 총 15명에게 문의를 해봤다”고 말했다. 김 전 제독에 따르면 해군 지휘관들은 모두 맹골수도에 잠수함을 배치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재임 기간에 맹골수도에 잠수함을 배치했거나 통과시킨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김 전 제독은 잠수함 함장이 조기 귀항을 위해 잠수함 항로를 임의로 변경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전지휘소는 잠수함에 필요한 정보사항이나 안전 위해 요소가 발생하면 즉각적인 조치를 해야된다”며 “함장 마음대로 그쪽(맹골수도)으로 갈 수가 없고 작전지휘소에서 지시한 대로만 가게 돼 있다”고 말했다. 작전지휘소가 잠수함의 이동통로, 잠항 및 부상 위치까지 지정하고 실시간으로 기록한다는 설명이다.

세월호 침몰 당시 레이더 상에 잠수함으로 의심되는 물체가 발견됐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김 전 제독은 “잠수함에는 AIS(Auto Identification System : 선박자동식별 시스템) 송신 기능이 없다”라며 “잠수함이 다니면서 자기 위치를 알려주는 그런 바보는 없다”고 덧붙였다. 군 레이더 영상이 공개되지 않은 점도 “당시 인근 해군 함정이 없었기 때문에 해군 함정 레이더는 알 수가 없고 인근 레이더는 구형이라 녹화 기능이 없다”며 “세월호 특조위에서 이미 조사해 확인된 사항”이라고 전했다.

한편 김 전 제독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잠수함과 무관하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김 전 제독은 “세월호(6800t)와 충돌하면 잠수함(1200t)이 더 큰 손상을 입는다”라며 “우리 잠수함이 충돌하고 침몰하지 않았다면 조선소에서 수리해야 하는데 그런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맹골수도는) 전시 명령이 있어도 잠수함이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며 “그럴듯한 논리로 조작하면 진짜로 믿는 사람이 있다. 잠수함과 세월호는 절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자로는 '세월X' 영상에서 세월호 침몰 원인으로 잠수함과의 충돌을 의심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자로의 '세월X' 영상과 관련해 "잠수함 충돌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박진범 동아닷컴 수습기자 eurobe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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