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농업기술원 ‘종자강국’에 도전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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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골든시드프로젝트’ 추진… 새로 개발한 채소-꽃 종자 등
국내 보급-해외 실증시험 확대

 ‘종자산업이 대한민국 농업의 미래다.’

 경남도농업기술원(원장 강양수)이 ‘종자(種子)강국’을 꿈꾸며 신품종 개발과 보급에 힘을 쏟고 있다. 강 원장을 포함한 도농업기술원 연구진은 1일 ‘2017년 주요 업무 브리핑’을 통해 “내년에 종자강국 도약을 위한 골든시드프로젝트(GSP)를 적극 추진해 새로 개발한 채소와 꽃 종자의 국내 보급 및 해외 실증시험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농업기술원은 2013년부터 GSP에 참여하고 있다. 2021년까지 투입할 예산은 32억 원. 품목은 파프리카와 버섯, 양파 등이다.

 원예연구과(과장 홍광표)에서 미니파프리카 8개 품종, 친환경연구과(과장 최용조)에서 새송이버섯 3개 품종을 개발했다. 또 양파연구소(소장 최시림)에서는 자색양파 2개 품종을 만드는 등 모두 13개 품종을 육성했다. 특히 친환경연구과에서는 세계 최초로 새송이버섯 유전체를 해독해 우량 품종 개발을 위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니파프리카인 ‘라온레드’ 등 라온 계열 3개 품종은 수확량이 많고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 저장성 역시 기존 큰 파프리카보다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깔레드’ 등 고깔 계열 3개 품종은 식감에서 우수성을 보였다. ‘아다미’ 계열 3개 품종은 균일한 품질과 쉬운 재배가 강점이다.

 무엇보다 미니파프리카는 국내 파프리카 재배농가의 경영 정상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 원산의 기존 큰 파프리카는 생산이 넘치고 엔화 약세로 일본 수출이 어려워져 가격이 떨어진 상태. 이에 따라 생산농가의 경영 안정을 위한 ‘출구전략’으로 미니파프리카를 적극 보급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시장은 물론이고 일본인들이 새로운 맛의 미니파프리카를 좋아해 수출 실적도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도농업기술원은 미국 시장을 겨냥해 멕시코 현지에서 미니파프리카 시범재배를 시작했다. 홍 과장은 “미니파프리카는 종자 한 알에 1200원으로 기존 큰 파프리카보다 2배 이상 비싸다”며 “장기적으로는 세계 종자시장도 노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품종 새송이 ‘애린이’는 버섯 대가 단단하고 길어 아시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품종이다. 품질과 수확량도 개선했다. ‘갓애린이’는 유럽인들이 좋아하는 모양이다. 우산형 갓에다 갓의 무게 비중이 42%로 높아졌다. 수확량이 많고 품질도 우수하다. 최 과장은 “수출농장을 중심으로 신품종과 재배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라며 “로열티 유출 없이 수출시장 개척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자색양파 신품종은 ‘경남엠에스 2호’와 ‘인터레드’ 등 2개다. 인터레드는 항암, 항산화 효과가 높은 기능성 품종. 경남엠에스 2호는 수확량이 많고 품질이 균일한 것이 특징이다.  

 도농업기술원은 화훼 분야 품종 육성에서도 많은 성과를 냈다. 그동안 육성한 품종은 국화 101개, 장미 44개, 거베라 45개, 호접란 24개, 기타 9개 등 모두 223개에 달한다. 장미는 인도 수출로 로열티를 받았고 케냐 등지와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강 원장은 “세계 종자시장 규모는 500억 달러, 국내 종자시장은 1조 원에 육박한다”며 “종자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종자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 GSP ::
글로벌 종자강국으로 도약하고 종자산업 기반을 구축할 목적으로 농림축산 식품부, 해양수산부, 농촌진흥청, 산림청이 공동 주관하는 국가전략형 종자 연구개발 사업. ‘Golden Seed’ 금값의 가치를 가진 고부가가치 종자를 일컫는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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