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가구소득이나 미취업 기간 등을 따져 3000명의 청년을 지원하는 내용의 이 정책은 실의에 빠진 청년들을 응원하기 위해 뭔가 새로운 대안으로 접근해 보려 했다는 점에서 신선하고 고맙기도 하다.
그러나 혜택을 받을 청년들조차도 당장 눈앞의 ‘선심성 현금’보다는 근본적인 대책인 ‘양질의 일자리’를 더 원하고 있다는 점을 지방자치단체와 정부는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눈앞의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일자리를 선택하는 우리 청년들의 건강한 정신과 당당한 태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자치단체가 출산 수당을 주는 대책을 내놓은 적이 있다. 저출산은 수당 지원 문제가 아니라 젊은 엄마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육아 환경과 보육에 관한 사회적 시스템 마련이 근본이라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청년실업 문제도 현금을 지원하는 방식보다는 장기적으로 더 많은 일자리 제공을 위한 사회적 합의와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취업교육과 대학교육의 혁신, 취업에 대한 국민적 인식의 변화 등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투자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개중에는 서울시의 청년수당이 정말 필요한 딱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래가 창창한 청년들에게 어릴 적부터 ‘청년수당’이란 현금성의 달콤한 실업대책을 안겨주기보다는 그 어려움을 극복해내는 강인한 정신과 성공의 경험을 취업의 선물로 선사하면 어떨까.
1990년대 가방 공장을 운영하며 미국 관련 박람회에 갔을 때 ‘Proud of USA’라는 라벨을 붙인 가방 제품들을 봤다. 외국 인건비가 싸다는 건 알지만, 자기네 물건은 미국산임을 자랑으로 내세웠다. 가방은 전통적인 봉제 제품으로 인건비 비중이 높은 제품이다. 인건비가 비싼 미국에서 애국심에 호소하며 자국 생산을 유지한 것이다.
독일 자동차 회사 폴크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세계적인 비난을 받고 있으나 유독 한국에서는 판매량이 늘었다. 다른 나라처럼 보상은커녕 우리 정부 조치도 무시하는 처사를 한다 하여 해당 차종 판매금지 등 강경 조치를 고려한다고 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이 기회에 애국심 마케팅으로 국산차 판매 운동을 벌이지 못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우리 중소기업 제품들도 애국심을 활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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