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항의 관문 고하도, 명품 관광지로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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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목화단지 내년까지 조성… ‘추억의 관광상품’으로 규모 키워
충무공 유적지 복원하고 내년말엔 해상케이블카 운행

고하도는 전남 목포항에서 서남쪽으로 2km 떨어져 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목포의 높은 산인 유달산 밑에 있어 고하도(高下島)로 불렸다. 목포 사람들은 고하도를 ‘용섬’으로 부르기도 한다. 산의 형상이 솟거나 낮아지기를 반복하다가 위쪽으로 갈수록 용머리를 닮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배를 타고 가야 했지만 2012년 목포대교가 놓이면서 뭍과 연결됐다.

목포항의 관문인 고하도가 ‘목화의 섬’과 ‘이순신의 섬’으로 거듭난다. 국내 최초의 육지면(陸地綿·목화) 발상지라는 역사적 사실을 특화해 대규모 목화단지가 조성되고 이순신 장군의 호국 혼이 서려 있는 유적지가 복원된다. 내년에 바다를 가로질러 유달산과 해상케이블카가 놓이면 목포를 대표하는 명품 관광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 ‘목화의 섬’ 고하도

‘목화의 섬’이자 ‘이순신의 섬’으로 거듭나는 전남 목포 고하도. 오른쪽 끄트머리가 용의 머리를 닮았다. 목포시 제공
‘목화의 섬’이자 ‘이순신의 섬’으로 거듭나는 전남 목포 고하도. 오른쪽 끄트머리가 용의 머리를 닮았다. 목포시 제공
목포시는 내년에 고하도에 8만2500m² 규모의 친환경 목화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2013년 고하도에 복원한 목화밭(2312m²)이 ‘추억의 관광상품’으로 주목받자 규모를 키우기로 했다. 매년 8∼9월 만개하는 하얀 목화를 보기 위해 수천 명이 고하도를 찾는다.

고하도는 1904년 일본인들이 미국 면화의 하나인 ‘육지면’을 처음 들여와 재배에 성공한 국내 면화 재배의 발상지다. 육지면은 고려시대 문익점 선생이 들여온 재래면과는 달리 원산지가 남미로 따뜻한 곳에서 잘 자란다. 당시 고하도에서 생산된 면화는 국내 생산량의 30∼40%를 차지할 만큼 번창했다. 목포는 ‘삼백(三白·목화, 소금, 쌀)의 도시’라는 타이틀과 함께 전국 3대항 6대 도시로 급성장하기도 했다. 고하도 선착장 인근에는 고하도 육지면 재배의 역사를 알리는 ‘조선육지면발상지비(朝鮮陸地綿發祥之碑)’가 세워져 있다.

목포시는 친환경 목화단지를 조성하면서 목화밭을 도는 둘레길과 사진 촬영 구역, 각종 휴게시설 등 공간을 설치하기로 했다. 목화 따기, 목화솜 타기, 씨 뽑기, 물레 돌리기 등을 해볼 수 있는 체험관을 2019년까지 건립하기로 했다.

○충무공 유적지 복원

고하도에는 고하도진 성터와 선 소터를 비롯해 이순신 장군의 혼이 서린 유허비, 사당인 모충각 등 문화재가 많다. 목포시 제공
고하도에는 고하도진 성터와 선 소터를 비롯해 이순신 장군의 혼이 서린 유허비, 사당인 모충각 등 문화재가 많다. 목포시 제공
고하도는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전략지로 활용하면서 왜적의 침투를 막아냈다. 충무공은 1597년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끈 다음 10월 29일부터 이듬해 2월 17일 완도 고금도로 옮기기까지 이곳에서 106일간 주둔하며 전력을 재정비했다.

목포시는 최근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에 고하도 문화유적에 대한 학술연구용역을 의뢰했다. 11월까지 진행될 연구용역은 임진왜란 당시 고하도진을 축성하고 왜적을 물리친 이순신 장군 관련 유적 등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현재 흔적만 남은 고하도진 성터, 임란 당시 조선수군이 사용한 선박을 건조한 선소 터 등을 발굴해 복원할 방침이다. 도문화재인 이충무공 유허비, 사당인 모충각 등의 국가지정문화재 승격도 추진한다.

전남도 홈페이지에 대하 역사소설 ‘이순신의 7년’을 연재 중인 정찬주 작가는 “목포는 고하도를 통해 관광활로를 찾아야 한다”며 “이순신 유적지에 이야기라는 옷을 입히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 작가는 “고하도 정상에 다도해에서도 볼 수 있는 충무공 동상을 세우고 정상에 이르는 길을 ‘이순신 106길’로 명명하는 것을 검토할 만하다”며 “고하도와 유달산을 잇는 해상케이블카도 거북선 모형으로 만드는 등 이순신 마케팅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말 해상케이블카 운행

유달산 주차장∼이등바위∼일등바위∼관운각 하부∼고하도를 잇는 해상케이블카는 해상 0.82km, 육상 2.54km 등 총 3.36km로 국내 최장거리다. 총사업비는 510억 원으로 민간사업자가 전액 투자하며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가 연말 운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87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추진하다 무산된 해상케이블카는 목포시의 최대 역점사업이다. 목포시는 관광인프라가 동부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환경에서 기존 유무형의 관광자원과 융합되면 지역경제를 이끌어 가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민간사업자와 협의해 총사업비의 10% 수준인 50억 원을 시민 공모주로 모집하고 있다. 목포시는 연간 130만 명이 해상케이블카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홍률 목포시장은 “해상케이블카는 관광객 유치는 물론 직원의 50%를 지역주민으로 채용하는 등 지역경제를 살리는 효자 노릇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고하도#목화의 섬#해상케이블카#이순신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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