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마포농수산시장 운영권 갈등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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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마포구에 위탁 않고 환수 방침

1998년 개장한 서울 마포농수산물시장의 운영권 환수를 둘러싸고 서울시와 마포구·시장 상인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은 마포농수산물시장의 모습.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1998년 개장한 서울 마포농수산물시장의 운영권 환수를 둘러싸고 서울시와 마포구·시장 상인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은 마포농수산물시장의 모습.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서울 서북권 최대 전통시장인 마포농수산물시장의 운영권을 놓고 서울시와 마포구·시장 상인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1998년 개장 때부터 마포구가 갖고 있던 시장 운영권을 서울시가 환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시설 현대화 사업을 놓고 첨예한 분쟁이 벌어진 가락시장, 노량진수산시장에 이어 또다시 ‘시장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21일 “마포농수산물시장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마포구에 위탁한 운영권을 올해 10월까지 환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포농수산물시장은 1978년부터 15년간 운영된 난지도쓰레기매립장으로 인한 피해 보상 차원에서 1998년 서울시가 설립했다. 이어 마포구에 유상으로 운영권을 부여했다. 마포구는 지금까지 2년마다 재계약을 맺고 시장을 운영했다. 마포농수산물시장은 대지 3만3888m², 건물 연면적 1만7319m²에 점포 150여 개가 있는 대형 전통시장이다.

서울시는 위탁 재계약을 더 이상 체결하지 않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운영권을 환수할 계획이다. 운영권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갖게 된다. 당초 이달 말 계약이 끝나지만 추석 대목을 감안해 종료 시한을 6개월 늦췄다. 김형금 서울시 도매시장관리팀장은 “시장 건물의 안전등급이 C등급으로 낙후된 데다, 점포마다 임차료 차이가 크게 나는 등 운영 과정의 여러 문제도 있다”며 “운영 방식을 바꿔 시장을 활성화하고 장기적으로 시설 현대화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유권과 운영권이 각각 시와 구로 나뉘어 시설 개선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서울시의 판단이다.

마포구와 시장 상인들은 “서울시가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마포구는 시장 운영을 위해 마포구시설관리공단을 설립하는 등 사실상 구의 자산으로 운영했다. 상인들은 서울시가 운영권을 환수하면 지금처럼 소매시장이 아닌 도매시장으로 바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법규상 서울시는 도매시장을, 자치구는 전통시장을 관리하도록 돼 있다. 시장 관계자는 “가락시장처럼 도매인들이 시장에 유입돼 도·소매 영업을 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부족한 기존 소매상인들은 사실상 장사를 할 수 없게 된다”고 반발했다.

마포구 관계자는 “서울시는 운영권 환수 후의 시장 운영계획조차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주민 청원을 비롯해 운영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모든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마포농수산시장#운영권 갈등#서울시#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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