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조현병, 폭력 위험성 높은 병 아냐…범죄율 매우 낮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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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5월 24일 12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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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남역 묻지마 피의자/채널A 캡처
사진=강남역 묻지마 피의자/채널A 캡처
강남역 화장실 묻지마 살인사건 피의자가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정신질환자들의 강제 입원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노민희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회장이 “조현병은 생각만큼 범죄와 연관이 된다거나 폭력의 위험성이 높은 병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노 회장은 24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정신질환자가 살인을 했다는 한 가지 사실 때문에 ‘정신질환자는 모두가 위험한 환자’라고 인식될까봐 저희 정신과 의사들이 크게 걱정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노 회장은 “정신질환 중에 사이코패스 또는 소시오패스 등 공격성과 범죄를 일삼는 질환은 따로 있다”면서 “그런 것에 비하면 조현병 환자들의 범죄율이나 폭력성은 아주 낮은 편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정신질환자들의 강제 입원 문제에 대해선 “정신과 의사로서 정말 치료가 필요한데 본인이 치료를 거부하는 상황에선 강제입원 제도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라면서 “전 세계적으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의 인권 신장에 관한 것이 화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같은 경우도 자해나 타해 가능성이 있다든지, 폭력성을 보이고 있는 경우에는 경찰관이 바로 출동해서 입원을 시키기도 한다”면서 “입원을 한 이후에는 병원 내에 위원회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위원회에서 계속 입원 여부를 판단하고, 환자의 의사에 따라서 환자가 입원을 원하면 입원 치료를 계속 하고, 환자가 치료를 거부하면 즉시 퇴원도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조현병 환자분들은) 관리가 필요한 게 아니고 치료적인 도움이 필요한 것”이라면서 “그 치료가 필요한 분들한테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게 훨씬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24일 오전 8시57분경 서초동 사건 현장에서 ‘강남역 묻지마 살인’ 피의자 김모 씨(34)에 대한 현장 검증이 이뤄졌다.

이날 피의자 김 씨는 “피해 당한 유가족에게 죄송하다는 말 드리고 싶다”면서 “피해자에 대해 개인적 원한 감정은 없고 개인적으로 미안하고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앞서 김 씨는 지난 17일 오전 1시7분경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인 서초구의 한 노래방 건물 화장실에서 A 씨(23·여)의 왼쪽 흉부 등을 칼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조현병에 의한 범죄로 결론을 내리고, 26일 김 씨에 대해 살인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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