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와의 전쟁’ 나선 인천환경공단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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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으로 음식물처리수 안받겠다”… 송도 승기하수처리장 반입 중단
노후시설 교체-보수 등 대책 부심

인천 송도국제도시 초입의 승기하수처리장. 과거 외부로 노출됐던 하수 유입 및 정화시설이 덮개로 가려지고 가스포집시설이 설치됐다. 또 최근 고농도 악취 물질인 음식물처리수 반입도 금지하면서 악취 수치가 상당히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환경공단 제공
인천 송도국제도시 초입의 승기하수처리장. 과거 외부로 노출됐던 하수 유입 및 정화시설이 덮개로 가려지고 가스포집시설이 설치됐다. 또 최근 고농도 악취 물질인 음식물처리수 반입도 금지하면서 악취 수치가 상당히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환경공단 제공
인천환경공단이 악취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초입의 승기하수처리장(연수구 능허대로)은 하수처리시설 개보수 작업을 진행하면서 악취 차단을 위해 ‘초강수’를 동원하고 있다. 1일부터 극심한 악취를 풍기는 음식물처리수(탈리액) 반입을 전격 중단시킨 것이다. 송도국제도시 내 음식물처리시설 등지에서 보내는 음식물처리수는 하루 140t. 승기하수처리장은 악취 민원 해소를 위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처리수는 기피 대상 1호 물질이다. 운반하던 근로자 옷에 한 방울이라도 묻으면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목욕까지 해도 악취가 사라지지 않을 정도다.

승기하수처리장 측은 17일 “음식물 처리수의 반입을 계속 금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송도국제도시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처리수는 민간 처리 업체나 다른 하수처리장으로 옮겨져 처리되고 있다.

가정뿐 아니라 인근 남동산업단지 공장 폐수를 대거 정화하고 있는 승기하수처리장에 유입되는 하수 오염도 역시 심각한 실정이다. 유입 수질의 총질소(T-N) 농도의 경우 평균 153ppm이어서 각종 중화 물질을 투입해도 방류수 수질이 법정 기준치(20ppm)를 넘긴 34ppm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다행히 시설 개선이 이뤄지면서 부유물질(SS), 총인(T-P),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 등 다른 수치들은 모두 기준치 이내로 처리되고 있다.

인천시가 지난해 악취 기술 진단을 했을 당시 승기하수처리장 내 정화 시설 중 양호한 것은 22.4%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노후 불량 고장 등의 문제점을 나타냈다. 처리장 측은 지난해 64억 원을 들여 탈취 설비 등을 대거 보수했다. 하수가 유입돼 침전과 생물 반응이 일어나는 시설이 외부로 노출됐지만 이젠 덮개로 가려지고 악취를 포집하는 가스관로가 설치됐다.

그러나 악취가 심하게 나는 하수처리 찌꺼기(슬러지) 처리 시설에서의 악취 방지 시설은 미흡한 실정이다. 인천시가 올해 하수도요금을 평균 20% 가까이 올리며 예산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에 조만간 슬러지 처리 시설을 보강해 악취를 차단할 계획이다.

승기하수처리장은 최근 인천지하철1호선 동막역, 남동공단 유수지 등 처리장 주변 6개 지점에서 24시간 악취 측정을 했다. 그 결과를 점수로 환산해 보니 평균 2∼6점대를 유지했고, 심한 곳은 8∼14점으로 나왔다. 20∼30점일 경우 악취 정도가 심각한 것이어서 승기하수처리장 일대의 상습 악취가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환경공단은 6개 하수처리장 중에서 승기와 가좌 사업소가 하루 전체 하수 처리량 94만3500t 중 60% 가까운 63만 t가량 차지하는 만큼 이들 2곳에서의 악취 줄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시설 지하화 등 하수 처리 공정을 첨단화하고, 20년 전후의 노후 시설 교체와 보수 작업을 지속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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