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요양병원 없어… 일반병원서 노인 특화치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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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에 방치된 노인들]
치매-정신질환 등 다양한 병동 운영… 의료수가 높여 중증환자 유치 유도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 노인 의료체계의 근본적 시스템 손질에 착수한 보건복지부는 한국보다 먼저 초고령화사회를 맞고 있는 일본의 노인 의료체계를 한국 특성에 맞게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일본은 우리 같은 요양병원은 없다. 그 대신 대부분의 병원에서 노인병동을 운영하는데, 그 역할이 우리의 요양병원과 비슷하다. 하지만 노인병동 외에도 치매, 정신질환, 재활, 특수, 호스피스 등 증상별로 특화된 다양한 병동을 운영한다. 노인병동을 요양과 개호(介護) 병상으로, 치매병동을 치료와 요양 병상으로 세분해 관리한다.

특히 중증 환자는 진료보수 점수(우리나라의 의료수가 개념)가 높고, 경증 환자는 낮게 책정했다. 즉 병원 입장에선 중증 환자를 받아야 의료수가가 높은 것. 따라서 병원에는 질환이 확실히 있어 치료가 필요한 노인환자만 가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 요양과 간병의 의미가 강한 개호 병상은 점차 줄여 2017년 3월까지 완전히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치료가 완전히 끝난 뒤, 또는 요양과 간병이 필요한 노인의 경우 한국의 요양원과 비슷한 개념의 노인요양시설이나 노인재활시설에 머물거나 재가(在家) 서비스를 받는다.

노인병동 내 개호 병상을 제외하고 나머지 병동과 병상은 모두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는다. 노인시설과 재가서비스, 개호 병상 등 치료보다는 돌보기가 가능한 곳은 개호보험의 적용 대상이다. 개호보험은 스스로 일상생활을 하기 힘든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간병보험으로, 2008년 국내에 도입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노인의 건강 상태별로 특화된 병동과 병상, 그리고 시설에서 돌보도록 분류한 이 같은 서비스는 모두 거주지 인근에서 제공되도록 하고 있다.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가 75세 이상이 되는 2025년을 목표로 모든 노인이 살던 곳에서 인생의 마지막까지 지낼 수 있도록 생활지원과 요양과 의료 등이 함께 지원되는 ‘지역포괄케어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게 일본 정부의 목표다.

하지만 일본 역시 최근 10년간 1만 개 이상의 노인시설이 생기면서 시설별 양극화가 심하다. 간병 인력을 줄이거나 전문성이 떨어지는 간병인을 고용해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2014년 한 해 동안 간병인에 의한 노인 학대가 300여 건이나 발생했다. 최근엔 노인요양시설의 20대 간병인이 80, 90대 노인 3명을 “손이 많이 간다”는 이유로 베란다에서 떨어뜨려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해 일본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요양원#노인#일본의료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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