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눈이 커지는 수학]참과 거짓, 어떻게 판별할 수 있을까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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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는 첫 블록을 넘어뜨리면 다음 블록들도 그 수가 몇 개든 연쇄적으로 넘어진다는 결과가 확실한 게임이다. 이처럼 특정 경우가 확실하고, 그 다음에도 확실한 결과가 무한히 연속적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이용한 추론이 바로 수학적 귀납법이다.
도미노는 첫 블록을 넘어뜨리면 다음 블록들도 그 수가 몇 개든 연쇄적으로 넘어진다는 결과가 확실한 게임이다. 이처럼 특정 경우가 확실하고, 그 다음에도 확실한 결과가 무한히 연속적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이용한 추론이 바로 수학적 귀납법이다.
엄마와 함께 판타지 영화를 보고 나온 서영이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합니다.

서영: ‘뿔이 세 개 달린 소는 괴물이다’라는 게 맞는 말이에요?

엄마: 어느 공간에서 말하는지가 중요하지 않을까? 지구인의 관점에서는 괴물 아닌가? 그러고 보니 서영이가 어떤 문장의 참 거짓에 대한 질문을 했구나? 수학에서도 참과 거짓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해 왔단다.

서영: 그러면 참과 거짓을 쉽게 판별하는 방법이 있어요?

엄마: 우선 생각의 과정으로서 추론부터 알아보자꾸나.

○ 수학적 생각, 귀납과 연역

논리와 추론은 수학에서 중요한 생각의 요소입니다. 여기서 논리란 말 그대로 말이나 글에서 사고나 추리 따위를 이치에 맞게 이끌어 가는 과정이나 원리를 말하며, 추론은 이미 알고 있는 것으로부터 논리적 결론을 도출하는 행위 또는 과정을 말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이러한 능력을 가지고 있고 이 능력을 통해 지식을 습득합니다.

대표적인 추론 방법으로는 연역 추론과 귀납 추론을 들 수 있습니다.

우선 연역 추론은 이미 알고 있는 판단을 근거로 새로운 판단을 유도하는 추론입니다. 일반적으로 일반적인 것으로부터 특수한 것으로 나아가는 생각의 방법을 말합니다.

참과 거짓이 분명한 문장이나 식을 명제라 할 때, 다음과 같이 한 개의 명제로부터 새로운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경우나,

P이면 Q이다. → Q가 아니면 P가 아니다.

예: “□가 2보다 크면 □는 3보다 크다”가 참이라면 이것으로 부터 “□가 3보다 크지 않으면 □는 2보다 크지 않다”는 참이라는 결론이 이끌어짐

둘 이상의 전제로부터 새로운 결론을 이끌어 내는 다음과 같은 삼단논법이 가장 대표적인 것입니다.

M은 P이다.(대전제)

S는 M이다.(소전제) 따라서 S는 P이다.(결론)

예: 모든 사람은 죽는다.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따라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모든 수학 문제는 논리의 기본 법칙에 따라 만들어진 연역 체계 속에서 추론을 통하여 해결되기에 연역 추론은 의미가 있습니다.

귀납 추론은 반대로 특수한 것에서 일반적인 것으로 나아가는 생각의 방법을 말합니다. 귀납법이라는 말은 과학에서도 사용하는데, 과학자들이 어떤 특정한 사실들을 관찰한 결과로부터 일반적인 결과를 결론으로 얻어내는 과정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많은 까마귀 색을 관찰한 결과, ‘모든 까마귀의 색이 항상 검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과 같습니다. 이때 그 결론은 분명히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검지 않은 까마귀가 존재할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지요.

수학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고자 다른 방법으로 귀납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를 수학적 귀납법이라 합니다. 이 경우도 특정 경우의 사실을 아는 것에서부터 무한의 경우의 사실에 대한 결론을 이끌어 내기는 마찬가지지만, 마치 도미노와 같이 특정 경우가 확실하고, 그 특정 경우의 다음 경우도 확실함을 보여, 무한히 연속적으로 참이 됨을 보입니다. 이는 과학적 귀납법과는 다릅니다.

연역 추론이든 귀납 추론이든 수학 문제를 해결하고 수학적 사고를 하는 데 중요하지만, 새로이 등장하는 흥미롭지만 어려운 도전적 문제들은 그 해법이 분명하지 않을 때도 있으며, 때로는 추론을 잘못해 오류를 범할 수도 있습니다.

○ 오류를 통한 논리 익히기, 사랑은 오류


논리와 추론에 관련하여 맥스 슐먼(Max Shulman)의 ‘사랑은 오류(Love is fallacy)’ 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야기의 큰 줄거리는 화자인 주인공이 아름다운 여자 친구를 얻기 위해 그녀에게 얼마간 논리를 가르쳐 똑똑하게 만들어 자신과 사귀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을 설득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이 여자 친구가 되길 바라며 며칠 밤 동안 가르친 논리적 오류 중 몇 가지를 같이 살펴봅시다.

우선, “운동은 좋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운동을 해야만 한다”는 참일까요? 요즘같이 건강에 관심을 갖는 상황에서는 참인 듯합니다. 그러나 심장병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과격한 운동은 오히려 건강에 나쁠 수 있습니다. 이는 너무 광범위한 일반화라 할 수 있습니다. “운동은 일반적으로 좋다” 또는 “운동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좋다” 정도로 말해야 맞을 것입니다.

또 다른 예로 “나는 프랑스어를 못 한다. 내 친구도 프랑스어를 못 한다. 따라서 우리 학교 학생은 그 누구도 프랑스어를 못 한다”는 참일까요? 앞서 살펴본 과학적 귀납법을 잘못 적용하면 이와 같은 성급한 일반화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너무 적은 사례에서 지나치게 빠르게 결론을 도출했으니까요.

한편 “만약 신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그는 자신이 들 수 없을 정도로 무거운 돌도 만들 수 있을까?”에는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라고 답한다면 그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그는 그 돌을 들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그런 돌은 만들 수가 없습니다. “아니다”라고 답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데 모순이 됩니다. 이는 전제로 제시한 내용 자체가 서로 모순이기 때문에 일어난 오류입니다.

어떤가요? 몇 가지 논리적 오류의 예에서 논리와 추론의 힘이 느껴지지요? 이야기의 끝은 주인공이 여자에게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자신의 여자 친구가 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자, 그때까지 배워 왔던 오류를 들어 조목조목 반박한 반전 이야기로 끝납니다.

논리와 추론이라는 것이 수학과 생활에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박지현 반포고 교사
#참#거짓#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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