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 3년만에 좌초 위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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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구정지구 사업자 못구해 해제… 망상-북평-옥계지구 3곳으로 축소

김동수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장이 16일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릉 구정지구 지정을 해제한 배경과 향후 개발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김동수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장이 16일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릉 구정지구 지정을 해제한 배경과 향후 개발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 4개 지구 가운데 강릉 구정지구가 개발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해 지구 지정이 3년 만에 해제되면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강원도는 사업성 부족 등을 이유로 구정지구에 대한 민간 개발 사업자가 나서지 않아 관련법에 따라 지구 지정이 자동 해제됐다고 16일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종적으로 구정지구에 대한 지정 해제를 고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은 망상 북평 옥계지구 3곳으로 축소됐다. 강원도는 3개 지구를 지켜 내 선택과 집중으로 새 출발을 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들 지구의 개발 사업도 진행이 힘겨워 위기감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수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장은 이날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정지구는 글로벌 정주·교육·문화 도시라는 콘셉트로 추진됐지만 글로벌 경기 악화 등 어려움 속에서 결국 개발 사업자를 찾지 못했다”며 “3개 지구를 중심으로 투자 유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 가운데 성과를 보인 지구는 동해 망상지구뿐이다. 망상지구는 지난해 2월 캐나다 던디그룹이 참여한 ‘던디306 동해개발공사㈜’가 개발 사업자로 지정돼 마스터플랜을 수립 중에 있다. 그러나 마스터플랜이 수립돼 본격적인 개발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단계다. 망상지구는 사계절 명품 해양·복합 관광도시로 조성된다.

첨단 소재 융복합 산업을 콘셉트로 추진 중인 강릉 옥계지구 상황도 좋지 않다. 옥계지구도 개발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해 강원도가 직접 개발에 나서면서 해제 위기를 간신히 넘겼다. 하지만 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옥계지구 용지 취득안이 부결되면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동해 북평지구 역시 개발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해 해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지난해 10월 조건부로 해제가 3년간 유예됐다. 첨단 부품 산업 및 외국 기업 단지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북평지구는 용지 면적이 당초 4.61km²에서 2.14km²로 축소 조정됐다. 더욱이 지정 해제된 구정지구가 외국인을 위한 주거 공간과 교육 도시로 개발될 예정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해제 영향이 다른 지구에까지 미칠 가능성이 크다. 주거와 교육 기능이 빠지면서 외국 기업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김 청장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와 글로벌 경기 침체, 저유가 및 비철금속 산업의 침체 등으로 경쟁력 있는 지구로의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지원 확대 및 규제 철폐 등을 중앙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규태 강원도의회 경제건설위원장은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의 가장 큰 문제점은 도 지휘부의 관심과 열정이 부족한 것”이라며 “이번 구정지구 지정 해제를 계기로 개발에서 제외할 부분과 추가할 부분을 새로 조정해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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