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인왕산∼안산 50년만에 생태통로 잇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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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통일로 개통되며 양쪽 끊겨, 길이 75m 7월 착공… 산책로도 조성

서울 종로구와 서대문구에 걸쳐 있는 인왕산(仁王山·338m)은 경복궁의 뒤를 받드는 산으로, 조선 초기 도성을 세워 궁궐을 지을 때 이 산을 우백호로 삼았다. 인왕산이라는 이름도 ‘조선 왕조를 수호한다’는 의미다. 산 전체가 화강암으로, 암반이 노출된 것이 특징이다.

무악재로 더 잘 알려진 서대문구 안산(鞍山·295m)은 조선 건국 후 도읍을 정할 때 하륜(河崙·1347∼1416)이 안산 남쪽을 도읍지로 추천했다고 전해진다. 1624년 이괄의 난이 일어났을 때, 6·25전쟁 때는 치열한 공방이 벌어진 격전지였다.

인왕산과 안산은 서울 도심에서 홍제동을 거쳐 경기 파주시를 잇는 통일로(47.6km)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다. 하지만 1966년 6차로 도로가 개통되면서 두 산의 생태축이 단절돼 야생동물의 이동경로가 끊겼고 생태계도 파괴됐다. 현재 족제비, 청서, 두더지, 너구리 등의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 도성의 우백호로 상징되는 인왕산∼안산이 단절된 지 50년 만에 생태통로로 다시 연결된다. 27일 서대문구에 따르면 내년 7월까지 서대문구 현저동과 종로구 무악동을 연결하는 길이 75m, 폭 15m의 생태통로가 조성된다. 이르면 7월 착공하고 공사에 필요한 예산 74억5800여만 원은 전액 서울시가 부담한다.

생태통로는 아치형 교량 형태로 만들고 야생동물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해 생물 다양성을 복원할 예정이다. 또 생태통로 주변에는 야생동물 이동에 지장이 없도록 나무를 심고, 등산객들이 이용할 수 있게 산책로를 꾸민다. 인근 역사문화유적지 등과 연계한 관광코스를 발굴해 지도를 제작하고 안내판도 설치한다.

서울시와 서대문구는 지난해 한 차례 주민설명회를 열었고 복원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토목구조 등 각 분야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 서울시 용역보고 자문회도 두 차례 열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단절된 인왕산과 안산을 생태적 기법으로 연결해 역사성을 회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동식물의 자연스러운 이동과 안정적인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녹지축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생태통로#통일로#인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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