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공유저작물이란 ‘보물’을 찾는 이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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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권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박민권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영국 지식재산청(UKIPO)이 발간한 ‘저작권과 공유저작물의 가치: 실증적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위키피디아가 전체 이미지의 87%를 공유저작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최대 2억3200만 달러(약 2715억 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한다. 유튜브나 플리커와 같은 해외 콘텐츠 유통 플랫폼들도 ‘자유이용허락표시 라이선스(CCL)’의 활용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렇듯 세계가 공유저작물의 가치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답은 거래비용에서 찾을 수 있다. 저작물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권리자로부터 이용 허락을 받아야 하며 탐색과 협상 과정에서 높은 거래비용이 발생한다. 최근 유행하는 다양한 분야의 공유경제 사업모델이 이 같은 거래비용을 줄이려는 과정에서 나타났듯이, 공유저작물 역시 유통에 필요한 거래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저작물 본연의 가치가 문화와 산업발전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 탄생되었다.

이러한 공유저작물 이용 확대 흐름 속에서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저작권위원회와 함께 저작재산권 보호기간이 만료된 저작물, 국가가 저작권을 기증받은 저작물, 민간에서 자유이용허락표시 라이선스를 적용한 저작물의 정보를 모아서 ‘공유마당 누리집(gongu.copyright.or.kr)’을 통해 국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10월에는 ‘공유저작물 창작체험관’(한국잡월드 소재)을 개관해 미래 콘텐츠 창작의 주역이 될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저작권의 존중과 나눔 인식을 심어주고, 공유저작물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재창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국민저작물 보물찾기’ 사업을 새롭게 추진할 계획이다. 높은 활용가치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저장소에서 사장될 수 있는 ‘보물(寶物)’들을 기증받거나 구매하여 중소창조기업 등에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자 한다.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문화창조융합벨트에 참여한 문화콘텐츠 스타트업 기업의 성장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가 공유저작물이라는 숨겨진 보물을 찾고자 하는 이유는 누구나 저작권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공유저작물을 자원화해 높은 부가가치를 지닌 또 다른 보물로 재창출하기 위함이다. ‘만들고, 나누고, 다시 쓰는’ 자유로운 생태계 조성의 선순환 체계 확립을 통해, 공유저작물이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뒷받침하는 보물과 같은 역할을 할 날을 고대해본다.

박민권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공유저작물#저작권#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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