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전북 최대 문화공간 삼성문화회관 되살리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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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20년 다돼 조명 등 시설 노후… 리허설중 200kg 커튼 붕괴 사고
전북대, 리모델링 서명운동 돌입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은 도민들의 사랑을 받는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지만 문을 연 지 20년이 다 되가면서 시설이 낡아 공연장으로서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최근 삼성문화회관 되살리기 서명운동에는 지역 오피니언 리더 등 1만여 명이 참여했다. 전북대 제공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은 도민들의 사랑을 받는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지만 문을 연 지 20년이 다 되가면서 시설이 낡아 공연장으로서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최근 삼성문화회관 되살리기 서명운동에는 지역 오피니언 리더 등 1만여 명이 참여했다. 전북대 제공
최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무용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 도중 무대 위에 설치된 200kg 무게의 커튼이 아래로 쏟아져 내리는 사고가 있었다. 다행히 본공연 전이라 관객이 없어 사람이 다치지는 않았고 긴급 보수를 거쳐 공연은 열렸지만 공연 관계자와 전북대 측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전북대 정문과 전주실내체육관 사이에 자리한 삼성문화회관은 2001년 한국소리문화의전당(전주시 덕진구 송천동)이 개관하기 전까지만 해도 전북 최대 규모의 문화공간으로 주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문을 연 지 20년이 다 돼 시설이 노후화되고 조명과 무대장치 등이 낡아 제구실을 못 하고 있다. 회전무대도 작동이 되지 않고 조명과 일부 장치는 추락 위험마저 안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수년 전부터 삼성문화회관이 전면 수리를 통해 거듭나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설이 낡아 문화예술의 고장을 대표하는 문화공간 역할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삼성문화회관은 개·보수 수준을 넘어 음향과 조명·무대·전기시설 교체를 비롯해 건지아트홀·전시실 등 부대시설 리모델링이 시급한 실정이다.

대학 측은 리모델링 사업에 약 5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외부 지원금 없이 매년 3억 원 이상을 자체 부담하면서 시설을 운영해 온 대학 측은 재원 확보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전북도 등에서도 시설이 대학 소유이기 때문에 지원이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전북대는 지난달 중순 삼성문화회관 리모델링 사업에 삼성그룹의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청원서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정치권·언론계·예술계 등 각계 인사들이 서명에 속속 참여해 2주 만에 서명 인원이 1만 명을 넘어섰다. 전북대는 이달 말까지 서명을 받아 삼성그룹 측에 전달할 계획이다.

1997년 1월 개관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은 당시 무주·전주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성공적 개최와 도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건립됐다. 전북대와 자치단체 기업 등이 총공사비 197억 원을 분담했다. 이 중 삼성그룹이 참여기관 및 기업 중 가장 많은 60억 원을 지원했으며, 이 때문에 시설 명칭이 삼성문화회관으로 결정됐다. LG그룹이 20억 원, 삼양사가 4억 원, 전북대가 37억 원을 냈다. 전북도와 전주시 예산과 도민 기부금도 보탰다.

대극장(1437석)과 소극장(224석), 전시실 등을 갖추고 있는 삼성문화회관은 20년 가까이 전북의 대표 문화공간으로 공연문화 활성화에 기여했다. 대학 측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2∼2014년) 대관 현황을 분석한 결과 대학 행사는 68건(9.4%)에 불과하고 도민 대상의 일반 문화행사가 657건으로 9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자립도도 82%로 전국 공연시설 평균의 두 배를 넘는다.

전북대 측은 “지금까지는 외부 지원금 없이 매년 운영비를 지원했지만 수년간 등록금이 동결되고 기성회비마저 폐지돼 리모델링 비용을 낼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윤명숙 삼성문화회관장(전북대 교수)은 “삼성문화회관은 대학만의 건물이 아니라 지역민들로부터 사랑받아 온 도민의 공간이기 때문에 문을 닫는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한다”며 “문화예술의 고장인 전북에 삼성이라는 이름을 단 공익시설은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이 유일한 만큼 건물 새 단장에 삼성그룹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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