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미래연구원, 국회 안에 세워야 중립성 보장

동아일보 입력 2015-10-13 03:00수정 2015-10-13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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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덕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
지금 우리나라는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가? 많은 정치인과 전문가, 그리고 국민이 주저함 없이 “아니다”라고 답할 것으로 생각된다. 가계부채와 국가부채의 증가, 저출산 및 고령화, 사회 양극화, 기후변화 등 다양한 사회적 난제에 직면해 있는데도 중립적 입장에서 이러한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중장기 국가정책이나 전략들을 연구하는 기관이 없다는 것은 큰 문제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국회에서 미래연구원을 설립하려 한다는 소식이 들려와 반갑다.

국회 미래연구원의 설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행정부 소관 국책연구원의 ‘정치화’ 혹은 ‘관료 심부름꾼으로 전락’한다는 것을 이유로 국회 미래연구원 설립이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하는 학자들도 있다. 물론 그분들의 비판에 공감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미래연구원이 국회 안에 설립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면 미래연구원의 연구 결과가 정파의 이익에 따라 왜곡되거나 통제되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다. 행정부에 속한 연구기관들은 청와대나 소관부처들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정보는 통제될 가능성이 크다. 국회 안에 설립될 때만이 정치권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 연속성과 중립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나 국회입법조사처와 기능이 중복될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국회예산정책처는 ‘나라살림 지킴이’라는 기능에, 국회입법조사처는 ‘입법지원활동’이라는 기능에 각각 특화된 기관이다. 또 이 두 기관은 폭주하는 의원들의 현안 중심의 회신 요구에 중장기 정책 혹은 전략 연구는 엄두도 낼 수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단기적 현안 중심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중립적으로 미래연구를 수행하는 범국가적 싱크탱크의 설립이 필요하다. 미국 영국 프랑스 핀란드 등 여러 선진국이 의회 내 다양한 지원기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초당적이고 중립적인 미래연구소를 의회 안에 두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미래에 대한 연구는 어떤 한 기관이 독점적으로 수행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어떤 학자나 어떤 연구소도 100% 완벽하게 미래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특정한 학자들이나 기관에서 생각하지 못한 것을 다른 학자들이나 기관들이 생각해 낼 수도 있다. 비록 비용이 추가로 투입되더라도 다양한 전문가와 연구소에서 경쟁적으로 미래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낫다. 민간기업, 비영리단체, 행정부나 입법부 소속 연구기관들이 국민으로부터 인정받고자 서로 경쟁하기를 바란다. 그들의 연구 결과가 국민 모두에게 투명하게 공개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국가의 미래를 진지하게 토론하게 되면 정책 실패의 확률은 줄어들 것이며 훨씬 더 나은 미래가 설계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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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덕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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