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천 생태계 교란 외래식물 ‘가시박’ 뿌리뽑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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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메리카 원산지 1년생 덩굴식물… 나무-들꽃 죽여 생태계 다양성 훼손
환경공단, 8월 퇴치작업 펼치기로

광주천 하류에 급속히 퍼지고 있는 생태계 교란식물 가시박은 6∼9월 꽃이 피며 덩굴 길이가 4∼8m에 이른다. 영산강유역환경청 제공
광주천 하류에 급속히 퍼지고 있는 생태계 교란식물 가시박은 6∼9월 꽃이 피며 덩굴 길이가 4∼8m에 이른다. 영산강유역환경청 제공
광주 시민들의 도심 쉼터인 광주천에 골칫거리인 생태계 교란식물 가시박이 급속히 퍼져 퇴치작업에 나선다.

20일 광주환경공단과 광주천지킴이 시민단체인 모래톱에 따르면 2013년 광주 서구 유촌동 상무교에서 서구 치평동 1하수처리장 3km 구간에 가시박이 첫 등장했다. 가시박은 지난해부터 해당 3km 구간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광주 북구 임동 기아챔피언필드 경기장 인근 광천 2교 주변 1km 구간에도 확산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해 가을 광주천에서 가시박 제거작업을 처음 벌였으나 개화 시기가 지나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가시박은 일년생 덩굴식물이다. 가시박은 줄기가 4m²를 덮고 잎으로 다른 나무 등을 감고 자라면서 고사시킨다. 가시박은 나무는 물론이고 들꽃마저도 죽여 생태계 다양성을 해친다.

가시박이 등장하기 전까지 광주천에는 돼지풀, 도깨비가지, 환삼덩굴 등 일부 생태계 교란식물이 조금씩 분포했다. 여기에 가시박이 광주천 하류에서 2년 전부터 번식하면서 점차 상류로 올라가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시박이 광주천 상류로 올라가는 것을 막고 하류 생태계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광주환경공단 직원 270명은 시민단체 회원들과 함께 25일과 다음 달 1, 8일 광주천 17km 구간에서 가시박 등 생태계 교란식물 퇴치작업을 펼치기로 했다. 광주환경공단 한 관계자는 “가시박의 경우 장마 이후 제거해야 효과적으로 번식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시박 등 생태계 교란식물은 강물을 따라 씨앗을 전파하며 하천정비 사업이 이뤄진 곳에서 왕성하게 번식하는 특징이 있다. 홍기혁 모래톱 회장(55)은 “가시박이 영산강을 타고 광주천에 유입된 것 같다”며 “광주천 하류에 번식을 시작한 가시박을 서둘러 제거해야 상류로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2012년부터 생태계 교란 동식물 18개 종 가운데 8, 9종에 대한 퇴치작업을 벌이고 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영산강에 돼지풀, 가시박, 도깨비가지 등 3개 종류의 생태계 교란 식물이 분포하는 것을 확인했다.

생태계 교란 어종인 큰입배스는 장성·담양·나주호에서 잠수부를 투입해 작살로 퇴치하고 있다. 블루길(파란볼우럭)은 담양·나주호에서 어민들이 그물로 어획하고 있다. 제주도의 경우는 생태계 교란 식물로 서양금혼초를, 생태계 교란 동물로 황소개구리와 붉은귀거북 퇴치작업을 벌이고 있다. 민생기 영산강유역환경청 자연환경담당은 “영산강 주변은 타 지역에 비해 생태계 교란 동식물이 심각하게 번식하는 것은 아니다”며 “광주천 가시박 문제가 거론되는 만큼 내년에 실태조사를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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