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6명 사망 폭발사고 낸 울산공단이 불안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4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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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공단의 한화케미칼 공장에서 용접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근로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인명 희생도 안타깝지만 위험물질을 취급하는 국가석유화학단지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르는 것이 우려스럽다. 소방당국은 잔류가스가 남아 있는지 확인하지 않은 것을 사고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작년 5월 울산의 후성 공장에서 발생한 액화천연가스(LNG) 폭발사고 역시 잔류가스 확인 소홀 때문이었다. 고질적 안전 부주의 또는 안전의식 미비로 인한 사고가 언제까지 반복되어야 하는지 답답한 노릇이다.

사고가 난 공장은 폴리염화비닐(PVC) 원료를 생산하는 곳이다. 전국 최대 규모의 화학단지인 울산석유화학단지는 1962년 조성이 시작돼 송유관 화학관 가스관 등이 대부분 50년 이상 된 데다 입주업체 설비도 30∼40년 이상으로 노후해 사고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 최근 5년간(2009년∼2014년 5월) 울산공단 화재 현황을 보면 총 197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부상 43명과 46억 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올해 5월 박근혜 대통령은 “각 부처가 재난 관리 주관 기관으로서 미리 현장을 챙겨 사고 없는 해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올해 4월 세월호 사고 1년을 앞두고 울산을 방문한 정재근 행정자치부 차관은 “특히 대규모 석유화학시설과 정유소가 밀집해 있는 울산의 경우 사업장에 대한 안전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통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1월 하청업체에서 발생한 산업재해까지 원청업체에 책임을 묻겠다고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

안전을 위해서는 관련 제도와 법규, 인프라를 시급히 보강해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국민 의식의 변화다. 그토록 여러 번 안전사고를 겪고도 안전 불감증을 고치지 못한다면 국민안전처를 열 개 만들어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울산공단#한화케미칼#폭발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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