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반응 지나치면 젊은 환자도 위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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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어디까지/치료 방법 있나]
새 바이러스 이겨낼 물질 과다분비… ‘사이토카인 폭풍’ 정상조직도 파괴

비교적 젊은 나이인 35번 환자(삼성서울병원 의사·38)와 119번 환자(평택경찰서 경사·35)의 상태가 개선되지 않자 면역체계의 과민반응 때문에 일어나는 ‘사이토카인 폭풍’ 가능성이 원인으로 제기됐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면역력이 높은 젊은층에서 상대적으로 잘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백린 연세대 생명과학대 교수는 “사이토카인 폭풍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신종 바이러스처럼 낯선 바이러스와 만났을 때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면역물질인 사이토카인이 다량으로 분비되면서 일어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기관지 세포가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면 신호를 받은 면역세포가 감염 부위로 이동하고 도착한 면역세포 스스로도 사이토카인을 내놓는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면역체계가 과민반응을 보이면서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멈추지 않으면 필요 이상으로 면역세포가 몰려든다는 것이다. 그 결과, 감염된 세포뿐 아니라 다른 자기 조직까지 파괴되며 장기가 손상된다. 심할 경우 죽음에 이를 수 있다. 이 과정이 바로 사이토카인 폭풍이다. 면역력이 약한 노년층이 바이러스 때문에 위독해진다면 반대로 젊은층은 스스로의 강한 면역체계 때문에 건강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재갑 한림대 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직 메르스가 신종 바이러스인 만큼 젊은 사람에게 자주 일어나는 사이토카인 폭풍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는 “사이토카인 폭풍은 젊은 사람이든 나이 든 사람이든 모두에게서 일어날 수 있다”며 “사이토카인 폭풍 때문에 메르스가 젊은층에게 더 위험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사이토카인 폭풍 ::

면역계의 과민 반응으로 면역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다 분비돼 오히려 신체 조직이 파괴되는 현상. 주로 젊은 사람에게 많이 나타난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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