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서 사라진 낙타…‘격리 조치’ 전문가들 의견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3일 16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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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전국 동물원의 낙타에게 불똥이 튀었다. 낙타가 감염 매개체로 알려지면서 동물원마다 관람객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낙타를 격리 수용하고 외부로 노출시키지 않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5월말 기준 국내의 낙타는 총 44마리. 중동지역에서 서식하는 단봉낙타는 37마리이며, 몽골지역이 서식지인 쌍봉낙타는 7마리다. 44마리 중 20마리가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과 경기 용인시 애버랜드, 대전 오월드, 전주 동물원 등 6곳의 동물원에 있으며 현재 모두 격리조치됐다. 24마리는 제주도의 한 농장에서 손님이 직접 타보는 체험용으로 사육되고 있으며, 이 농장은 현재 정상 영업 중이다. 호주에서 들여온 낙타라 메르스 감염 우려는 없다는 게 농장 측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낙타 격리 조치가 필요없다고 지적한다. 송대섭 고려대 약학과 교수는 “낙타 격리는 의학적으로 의미 없다. 공포심 때문에 저렇게 대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검역본부 관계자도 “44마리의 낙타 모두 국내에서 출생했거나 호주 등 중동 이외 지역에서 들어온 것이어서 메르스 감염 위험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중동 이외 지역의 낙타를 통한 감염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동물원 측은 보건복지부가 2일 내놓은 △낙타와의 밀접한 접촉을 피하고 △멸균되지 않은 낙타유 또는 익히지 않은 낙타고기 섭취를 피하라는 지침 때문에 낙타를 격리시킬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관람객들이 낙타를 꺼림칙하게 바라보거나 메르스 옮기는 것 아니냐는 항의가 들어올 수 있다는 것. 한 동물원 관계자는 “낙타에겐 아무 문제없는 걸 알지만 눈에 띄는 게 별로 좋을 게 없어 선제적 조치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psjin@donga.com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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