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국채보상운동’ 세계기록유산 등재 나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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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업회 등 발대식 열고 본격활동… 10월까지 세미나-자료전시회 열어
2017년 유네스코서 최종 승인 결정

2007년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 세워진 서상돈 애국지사의 흉상. 국채보상운동 정신과 과정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활동이 대구에서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2007년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 세워진 서상돈 애국지사의 흉상. 국채보상운동 정신과 과정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활동이 대구에서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이천만 동포가 석 달만 담배를 끊어 한 사람이 한 달에 20전씩 모은다면 거의 1300만 원이 될 것이니…. 아, 우리 이천만 가운데 애국 사상이 조금이라도 있는 이가 있다면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1907년 2월 21일 대구에서 시작한 국채보상운동 취지문 일부)

국민의 자발적 힘으로 일제의 외채를 갚기 위해 나섰던 국채보상운동이 108년 만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등 대구지역 기관단체와 시민 1000여 명은 8일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열린 추진 발대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세계기록유산등재추진위원회는 160여 명으로 구성됐다. 공동위원장은 문희갑 전 대구시장과 김영호 전 산업자원부 장관, 신동학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대표가, 상임고문은 권영진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도지사, 서상기 국회의원이 각각 맡았다.

추진위는 이달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의 가치를 조명하는 포럼을 연다. 다음 달부터 10월까지는 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학술세미나와 자료전시회(국립대구박물관) 등을 열 예정이다. 문화재청의 선정 과정을 거치면 2017년 6월경 유네스코에서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대구가 국채보상운동의 중심이 된 이유는 서상돈(1850∼1913), 김광제 애국지사(1866∼1920)의 노력 때문이다.

경북 김천 출신인 서 지사는 대구의 출판사였던 광문사 부사장으로 재직 중 국채보상운동을 제안했다. 광문사 사장이던 김 지사 등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 운동은 전국으로 번졌다. 당시 평안도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안중근 의사도 참여했다.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위해 ‘국채보상가’라는 노래도 만들었다. ‘애국심이여, 애국심이여, 대구 서공 상돈일세. 1천3백만 국채 갚자고 보상동맹단연회 설립했다네… 여러분, 여러분, 때를 잃지 말고 보상하오. 국채 다 갚는 날 오면 기쁘고 즐겁지 않을손가’라는 가사다. 1300만 원은 당시 대한제국의 1년 예산에 해당한다.

대구시와 기념사업회는 2007년 국채보상운동 100주년에 맞춰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 두 애국지사의 동상을 세웠다. 2011년에는 공원 안에 기념관을 건립했다. 건립 비용 67억 원 가운데 27억 원이 국민성금이다. 1997년 외환위기 때 많은 국민이 금 모으기 운동에 동참한 배경도 국채보상운동의 정신이 한몫했다는 평가가 많다.

국채보상운동은 전국에서 4만여 명이 참여해 230만 원가량을 모으면서 활발하게 추진됐으나 일제의 탄압으로 1908년 7월경 중단됐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나라를 살리기 위해 힘을 모았던 소중한 뜻이 기록유산으로 등재돼 널리 공유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국채보상운동#세계기록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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