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교육청, ‘고교 평준화’ 조례 입법 예고…반발 예상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8일 13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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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교육청이 고교 서열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교 평준화’ 제도를 도입하기로 하고 관련 조례를 입법 예고했다. 하지만 자립형 공립고(자공고) 등을 중심으로 학교와 학부모들의 노력과 성과를 간과하는 일방적인 조치라는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 교육청은 4월 도의회에 평준화 조례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조례안은 여론조사에서 지역의 학생과 학부모 등의 60% 이상의 찬성을 얻는 것을 조건으로 하고 있다.

시 교육청은 2018년부터 특목고와 영재학교를 제외한 지역 모든 고교를 상향 평준화하겠다고 지난해 밝혀 고교 평준화 정책을 예고했었다. 2017년에 1단계로 특수목적고(특목고)와 자공고, 영재학교를 제외한 지역 모든 고교를 평준화하고, 2018년에는 자공고도 평준화 대상에 포함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평준화 계획은 2013년 자공고로 지정한 한솔고를 일방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해 평준화 대상에 포함시킨다는 계획이어서 반발이 예상된다. 자공고는 5년 후 성과 평가를 통해 재지정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정부청사 이전지역에 세워진 한솔고는 학교와 학부모들이 ‘명문고교로 만들어 보겠다’며 힘을 합해 노력한 끝에 2013년 자공고로 지정됐다. 교육개발원 조사에서 학생 만족도가 학력 부분 4.00(만점 5.00), 인성 부분 3.90으로 다른 자공고(그 이전에 지정된 다른 지역의 자공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운영에 대한 학부모 및 지역사회의 지원 정도도 3.91로 다른 자공고 평균(3.67·2012년도 평균)보다 높았다.

고교 평준화(천안)를 먼저 추진한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평준화와 학력 향상과의 상관관계는 아직 교육계의 논란의 주제”라고 전했다. 시 교육청은 고교 평준화 추진 과정에서 빚어질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시의회와도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말 충남도의회에 제출된 천안시 고교 평준화 조례안은 ‘여론조사 부실’ 등의 이유로 부결된 데 이어 올해 다시 제출한 조례안도 ‘논의 보류’ 상태다. 하지만 최근 김지철 도 교육감이 절차상의 문제를 사과하면서 통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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