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의 계절’ 이젠 3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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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로 中-몽골 해빙기 앞당겨져 최근 10년간 4월보다 많이 발생
2일 낮까지 일부지역 뿌연 먼지

남산을 찾은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산책을 하고 있다. 네이멍구 지역에서 발원한 황사가 서북풍을 따라 한반도로 향하면서 1일 오후 서울 시내가 황사 영향권에 접어들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3월 첫날부터 황사가 찾아왔다.

1일 오후 전국에 옅은 황사(m³당 399μg 이하)가 끼었다. 지난달 22∼24일 사흘간 전국을 뒤덮었던 짙은 황사가 물러간 지 닷새 만이다. 기상청은 “지난달 28일 네이멍구에서 발원한 이번 황사는 1일 늦은 밤부터 점차 약해지겠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2일 낮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기류의 이동 방향에 따라 황사의 강도와 영향 범위, 지속 시간 등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1981∼2010년 기준으로 황사가 가장 잦은 달은 4월이었다. 이 기간 월별 황사 일수는 4월이 평균 2.4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3월(1.8일), 5월(1일) 순이었다. 하지만 최근 10년(2005∼2014년) 사이에는 순서가 바뀌었다. 3월이 평균 2.3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이 4, 5월(각 1.5일)이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처럼 황사 발생 시기가 앞당겨진 이유 중 하나로 지구 온난화를 꼽고 있다. 중국과 몽골 등 황사 발원지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눈이 녹는 시기와 건조기가 빨라졌다는 것이다. 1940∼2008년 몽골의 평균기온은 2.1도 올랐다. 이는 지구 평균의 3배에 가까운 수치다. 기온 상승으로 사막화 지역 또한 점점 넓어지면서 황사 발원 빈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1950년대 연간 1560km²였던 중국의 사막화 면적은 1980년대에는 2100km², 1990년대 2460km², 2000년 이후 3463km²로 사막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기상청이 올봄(3∼5월) 황사 전망을 내놓으면서 “발생 일수는 평년(5.2일)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3월에는 황사가 자주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 것도 이 같은 발원지의 이른 건조화와 관련이 있다.

기상청은 “고비 사막이나 네이멍구 고원 등의 발원지가 고온 건조한 상태로 눈 덮임이 평년보다 적기 때문에 대륙고기압이 발달하는 3월경까지는 언제든지 서북풍을 타고 황사가 우리나라로 날아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상청은 봄철 전반적으로는 우리나라 주변에 동남, 서남류가 주로 나타나면서 황사가 유입되기 어려운 기류 조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1974년부터 10년마다 평균 2.6일씩 봄이 찾아오는 시기가 빨라져 2011년까지 37년간 봄 시작일이 10일 정도 앞당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학적 기준으로 봄은 9일간의 하루 평균 기온 평균값이 영상 5도 이상 올랐다가 다시 떨어지지 않는 첫날부터 시작한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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