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도착 하루만에 숨진 60대女, 치료 의료진도 감염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5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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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작은소참진드기가 옮기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파 사례(2차 감염)가 국내서 처음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번 사례는 진드기에 물린 SFTS 바이러스 감염자를 진료하던 의료진이 감염된 것으로, 이전에는 진드기에 물려 감염된 사례만 있었다.

25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2차 감염은 지난해 9월 상급종합병원인 서울 S병원에서 발생했다. 패혈증이 의심돼 경기도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한 60대 여성이 상태가 악화되자 S병원 응급실에 실려 왔다. 이 환자는 결국 응급실 도착 하루 만에 사망했는데, 환자와 접촉했던 의료진 일부가 발열과 근육통 증상을 보였다. 병원 측은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 37명을 대상으로 혈청검사를 실시해 의사 2명과 간호사 2명이 SFTS 바이러스에 2차 감염된 것으로 확진했다. 이 환자도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병원 측은 의료진이 의식을 잃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신체분비물에 의해 2차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했다. 감염된 의료진은 모두 치료 후 완치 판정을 받았으며, 심폐소생술을 담당한 전공의는 발열과 혈소판 감소 등의 증상으로 감염내과에서 1주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SFTS의 원인 바이러스는 2011년 중국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2013년 5월 국내서 첫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2013년에는 국내서 36명이 감염돼 17명이 사망, 치사율이 47.2%에 이른다. 국내 사례 이전에 중국에서는 사람 간 전파 사례가 이미 보고 된 적이 있다.

오명돈 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 의료진 대부분은 SFTS 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파 위험에 대해 잘 알고 대비하고 있다. 이번 감염은 특이한 경우”라며 “환자 가족도 환자의 구토, 설사, 출혈 등의 분비물과 접촉해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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