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몸집불리기 경쟁에…” 환자 수요 적어 병상 남아돌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4일 15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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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기관 병상수가 입원이 필요한 환자수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 전체 병원의 병상수는 OECD 국가 평균의 2배를 넘지만 이용률이 낮아 비효율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건강보험 진료비 적정화 등을 위한 병상자원 관리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기준 급성기 병상 공급병상은 33만1400병상이다. 이는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수요병상(29만2600병상)보다 4만 개를 초과하는 수치다. 진흥원은 이를 “병원간 외형확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의료기관들이 앞다퉈 병상을 증설했지만, 보건당국이 별다른 규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설명했다.

OECD 국가들을 비교해봐도 국내의 병상수는 지나치게 많은 편이다. 2011년 기준 국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전체 병상수는 인구 1000명당 9.6병상이다. OECD 평균인 4.8병상보다 2배 이상이다. 회원국 중에서는 일본(13.4병상)에 이어 우리나라가 2위를 차지했다.

이렇게 병상은 늘려놓았지만 이용실태는 증가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2009년 기준 의료기관 종별 병상 이용률을 살펴보면 종합병원 66.3%, 병원 40.3%, 요양병원 59.8%, 의원 33.2% 등으로 낮은 편이다. 그나마 상급종합병원이 88.1%로 상대적으로 높을 뿐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대다수 OECD 회원국은 이용률에 따라 병상수를 감축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이런 추세와 달리 병원 몸집 불리기에만 열을 올리며 각 병원이 병상수를 늘리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수연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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