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북 박사공무원들 R&D에 ‘이름값’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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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왕전복 복원… 대왕문어 인공부화… 속 붉은 사과…
도청서 123명 성과보고회 열어 노화방지 화장품-감껍질 매트 등
주민소득 높이는 구체성과 주목

12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박사공무원 연구성과 보고회에서 김관용 경북지사(가운데)와 이인선 경제부지사(김 지사 왼쪽)가 독도 왕전복과 동해 대왕문어로 만든 음식을 살펴보고 있다. 경북도 제공
12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박사공무원 연구성과 보고회에서 김관용 경북지사(가운데)와 이인선 경제부지사(김 지사 왼쪽)가 독도 왕전복과 동해 대왕문어로 만든 음식을 살펴보고 있다. 경북도 제공
독도 왕전복 복원, 동해 대왕문어 인공부화, 울릉도 섬백리향 향수, 속 붉은 사과, 피부 노화 방지 사과화장품, 수출용 딸기 신품종, 복숭아 아이스크림, 유기농 인삼 연속 생산기술, 감 폐기물 섬유, 강우레이더 영상정보시스템….

경북도에 근무하는 박사공무원들이 연구개발한 성과다. 이들은 12일 경북도청에서 첫 연구성과 보고회를 열었다. 현재 경북도의 박사공무원은 123명. 농업기술원과 수산자원개발연구소, 보건환경연구원, 가축위생시험소 등 기술직 분야에 대거 포진해 있다.

수산자원연구소 박무억 박사(50)는 멸종위기에 놓인 독도 왕전복을 끈질긴 유전자 분석을 통해 복원에 성공했다. 2010년부터 새끼 전복 9만여 마리를 독도 주변에 방류했다. 독도 왕전복은 내년부터 수확이 가능해 어민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독도 왕전복은 다 자라면 길이가 15∼20cm로 보통 전복보다 서너 배 크다.

명절이나 제사 때 최고급 수산물로 대접 받는 대왕문어도 머지않아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수산자원개발연구소 유동재 박사(41)는 동해 특산어종인 대왕문어 인공부화에 국내 처음으로 성공했다. 1cm 크기 새끼는 4년 정도 지나면 길이 3m, 무게 50kg가량으로 자란다.

사과의 속살이 빨간색인 신품종 사과도 개발됐다. 농업기술원 조두현 박사(55)가 개발한 신품종 ‘진홍’은 쪼개 보면 빛깔도 특이하지만 맛과 영양도 기존 사과보다 뛰어나다. 현재 경북 영천에서 대량 생산을 위한 시범재배를 하고 있다. 농업기술원 강동균 박사(43)는 사과 껍질에서 추출한 성분을 활용해 노화를 막는 화장품 ‘비천’을 개발해 상품화하고 있다.

풍기인삼시험장 권태룡 박사(53)는 인삼 재배기술을 크게 개선했다. 인삼은 한 번 재배하면 논은 5년, 밭은 10년이 지나야 다시 재배할 수 있었다. 권 박사는 시설하우스에서 유기농 인삼을 1년근부터 6년근까지 단계적으로 연속 재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현재보다 농민 소득을 10배 이상 높일 수 있다.

보건환경연구원 손창규 박사(49)는 감을 가공한 뒤 생기는 껍질을 활용해 친환경 섬유와 매트를 개발했다. 감 가공 후 생기는 껍질 폐기물을 쓰레기로 버리지 않고 재활용하는 길을 열었다. 농업기술원 박소득 박사(57)가 개발한 딸기 신품종 ‘싼타’는 세계적인 딸기 육묘 기업에 판매해 연간 2억 원의 로열티를 받게 됐다.

버섯 육종 전문가인 농업기술원 조우식 박사(48)는 지금까지 국내외 학술지에 12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산업재산권 5건을 출원해 세계적인 인명사전에 수차례 이름을 올렸다. 축산기술연구소 오동엽 박사(30)도 세계 최초로 닭 유전자 품종 구별 기술과 계란 껍데기 색상 구분 기술 등을 개발하고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19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이날 박사공무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격려했다. 김 지사는 “추상적인 연구가 아니라 주민 소득을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여서 더욱 빛난다”며 “현장성 높은 연구개발이야말로 지자체의 진정한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경북#박사공무원#독도 왕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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