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1930년대 광주 양촌길 밝힌 영란燈 아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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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1930’ 25일 등불제작회 가져
11월 9일까지 비엔날레 기간에 점등

근대의 정취를 간직한 광주 남구 양림동 양촌길 골목에 1930년대를 풍미했던 영란등(燈)이 불을 밝힌다.

2014 광주비엔날레 시민참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임 ‘광주 1930’은 25일 양림동 문화공간에서 영란등 제작회를 가졌다. 제작회에서 종이공예가 오석심 씨와 주민 30여 명이 함께 아크릴 영란등을 만들었다. 주민 손길로 제작된 영란등은 다음 달 5일부터 11월 9일까지 열리는 광주비엔날레 기간 동안 양림동 양촌길 이장우 가옥 주변에서 불을 밝힌다.

영란등은 은방울꽃(영란) 모양의 전기 가로등으로 1930년대 전국적으로 전기 공급 여건이 개선되면서 서울, 광주 등 대도시 거리에 설치됐다. 하지만 1940년대 일제가 전쟁 물자 마련을 위해 금속회수령을 내리며 영란등을 철거했다. 이에 따라 영란등은 1930년대를 대표하는 상징물이 됐다.

‘광주 1930’이 진행하는 ‘영란등을 켜라’ 사업은 광주의 옛 모습을 지켜온 대표적 근대역사문화마을인 양림동에서 시민들이 함께 등불을 제작해 밝히는 것이다. 양림동 양촌길은 광주 민속문화재 1, 2호인 이장우와 최승효 가옥 사이 도로 100m를 포함하고 있다. 두 집 사이 구간은 해가 지면 이동이 불편할 정도로 어둡다.

주민들이 만든 영란등 20개가 어두운 양촌길 골목에 불을 밝히면 치안과 불법 쓰레기 투기를 막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 제작된 영란등은 전기가 아닌 건전지로 작동된다. 광주 1930 관계자는 “영란등 걸기는 1930년대 분위기를 되살리면서 주민들의 지역공동체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1930’은 주민들의 인터뷰와 동네 정보를 전하는 신문도 발행키로 했다. 양림동 지도를 제작해 동네를 찾는 사람들에게 근대문화유산과 맛집, 문화공간에 대한 정보를 제공키로 했다. 양림동에 있는 근대문화재에 대해 함께 배우는 스토리클럽도 운영할 방침이다.

2014 광주비엔날레는 ‘나도 비엔날레 작가―쓸데 있는 궁리’를 통해 ‘영란등을 켜라’ ‘비엔날레 전시관 내 퍼포먼스’ 등 20여 개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별전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해 논란이 된 홍성담 작가가 작품 ‘세월오월’을 전시하지 않기로 하고 윤범모 큐레이터는 복귀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비엔날레는 개막 10일을 앞둔 25일 외형상 정상화되는 분위기였다.

2014 광주비엔날레는 대형 작품들이 많이 설치되면서 ‘터전을 불태우라’는 주제를 흥미롭게 표현한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벽면에는 불타는 건물에서 탈출하는 거대한 문어 그림(가로 29.2m, 세로 15.8m)이 그려지는 등 이달 말까지 세계 각국 작가 103명의 작품 410여 점이 설치될 예정이다. 2104 광주비엔날레 입장권은 개막일 5일 이전까지 예매하면 최대 50% 할인된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영란등#2014 광주비엔날레#광주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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