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무인 자동운전… 승차감 합격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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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3호선 모노레일 시험운행… 곡선구간서 기우뚱… 개선 필요
안전성 평가 거쳐 연말 개통

대구 도심을 달리는 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이 북구 동호동∼수성구 범물동 전 구간(23.95km) 시험 운행을 19일 시작했다. 기자가 시험 운행에 동승한 가운데 이날 차량은 시속 25∼30km로 달리며 전력과 신호, 통신시스템을 점검했다. 승차감은 합격점을 받았지만 회전 구간에서 상당히 기울어지는 현상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모노레일은 무인자동운전 시스템이어서 기관사 운전실이 없다. 그 공간에는 승객들이 바깥 풍경을 감상하는 전망석을 설치했다. 차량 내부 의자 폭은 지하철 1, 2호선보다 3cm 넓힌 46cm이다. 좌석 89석 중 21석은 장애인과 임신부 전용이다. 차량을 연결하는 통로에는 문이 없어 이동이 편리하다. 차량 1대에 4개씩 설치된 큰 창문(가로 194cm, 세로 100cm)은 바깥 경치를 즐기기에 좋다. 지하철 창문(가로 120cm, 세로 79cm)보다 크다.

수성구 수성시장을 지나 궁전맨션 앞 삼거리(약 2km)까지는 전봇대를 제거하고 전선을 땅에 묻는 지중화 공사가 마무리돼 창밖 풍경이 쾌적하다. 3호선 구간 중 가장 크게 꺾이는 곡선 구간인 궁전맨션 앞에서는 차량이 오른쪽으로 많이 기울었다. 손잡이를 잡지 않으면 중심을 잡고 서 있기가 쉽지 않았다.

어린이회관 앞에서부터 새롭게 정비한 범어천(1.6km)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생태하천 사이로 산책로와 광장, 쉼터 등이 어우러진 풍경이다. 두산오거리를 지나 아파트단지에 들어서니 창문이 뿌옇게 흐려졌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차량신호과 직원은 “주민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아파트나 상가를 통과할 때는 자동으로 이렇게 된다”고 설명했다.

모노레일 정거장은 모두 30개이며 구조물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정거장 간 평균 거리는 800m이고 2분 이내 도착한다. 전 구간 운행 시간은 46분이다.

지상 7∼29m 높이에서 운행하는 모노레일은 곳곳에 안전장치가 있다. 화재 발생 때는 물을 안개처럼 뿌려주는 소화설비와 승객 대피를 위한 비상탈출장치도 갖췄다. 승객 추락사고 방지를 위해 모든 정거장에는 스크린도어(안전문)를 설치했다. 전배운 건설본부 건설1과장은 “모노레일이 선로 위에서 고장 나 멈추면 승객은 뒤따르는 차량이나 맞은편 선로 차량으로 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노레일은 다음 달부터 기술시험을 한다. 실제 속도인 50∼70km로 운행하며 가속과 제동, 소음, 위험 발생 등을 점검한다. 10월부터는 영업운전 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안전성 평가를 거쳐 연말에 정식 개통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공정은 90%다.

연말 개통이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무인자동운전이어서 눈이나 추위 등 기상 악화에 따른 안전 운행 여부를 충분히 점검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용모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장은 “시운전을 통해 예상되는 문제점과 돌발 변수 등을 모두 점검해 안전을 확인한 뒤 개통 시기를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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