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처럼… 경찰, 2015년부터 매일 시간대별 ‘범죄 예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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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동네로 외출하세요? 아침 강도-밤 폭력 조심을
지리 프로파일링 업그레이드… 전국 37만개 치안블록으로 나눠
살인 등 5대범죄 발생 개연성 알려

경찰이 27일부터 순찰 등에 활용하고 있는 지리적 프로파일링 시스템(GeoPros) 화면 예시(서울 용산구). 치안 환경이 유사한 ‘치안 블록’별로 범죄 위험지수가 산출되며 푸른색에 가까울수록 범죄 발생 개연성이 낮고 붉은색에 가까울수록 높다. 경찰청 제공
경찰이 27일부터 순찰 등에 활용하고 있는 지리적 프로파일링 시스템(GeoPros) 화면 예시(서울 용산구). 치안 환경이 유사한 ‘치안 블록’별로 범죄 위험지수가 산출되며 푸른색에 가까울수록 범죄 발생 개연성이 낮고 붉은색에 가까울수록 높다. 경찰청 제공
#주부 김갑순(가명) 씨는 아이가 학원에서 귀가할 시간이 다가오자 스마트폰으로 범죄 지수 애플리케이션을 켠다. ‘오늘 저녁에는 평소 다니는 길의 폭력 범죄 위험도가 유난히 높은걸….’ 김 씨는 아이에게 전화를 걸어 “네가 평소에 집으로 오는 길 말고 범죄 발생 가능성이 낮은 ○○길로 돌아서 와라”라고 말한다.

2015년부터는 이처럼 내가 사는 동네, 자주 다니는 거리의 유형별 범죄 위험도를 일기예보와 같이 날마다 시간대별로 알 수 있게 된다. 예언자들이 꿈을 통해 구체적인 범죄 발생을 예측해 사전에 범죄를 차단하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속의 ‘프리 크라임’ 시스템까지는 아니지만 어떤 종류의 범죄가 일어날 개연성이 특정 지역에서 높은지 낮은지를 통계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다.

경찰청 과학수사센터는 범죄 위험지역과 범죄자 거주지 예측에 활용하고 있는 지리적 프로파일링 시스템(GeoPros)을 업그레이드해 27일부터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 시스템은 전국을 36만6999개 지역으로 나눠 5대 범죄(살인, 강도, 강간·강제추행, 폭력, 절도)의 발생 개연성을 매일 시간대별(오전, 오후, 초저녁, 밤, 심야, 새벽)로 예측해 지도에 지수와 색상으로 나타낸다. 지도상의 특정 구역이 붉은색에 가깝게 표시되면 범죄 발생 개연성이 높고, 푸른색에 가까우면 낮다. 경찰은 올해 안에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에 범죄 지수 정보를 제공한다. 안전행정부는 2015년 일반 국민이 활용하도록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 배포할 계획이다.

경찰은 본보 보도 등을 통해 지리정보와 범죄 발생 정보를 결합해 분석하는 ‘범죄GIS’의 중요성이 제기되자 2009년부터 ‘1세대 지리적 프로파일링 시스템’을 운영해 효과를 봤다. 특정 범죄가 빈발한 지역 주변은 비슷한 범죄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착안해 범죄 위험지역을 예측한 것. 일부 경찰서는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순찰한 결과 범죄 발생률이 감소하고 112 신고 뒤 현장 도착 시간이 짧아졌다.

1세대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새 시스템은 지역을 세분하고 각종 인구 사회학적 통계를 반영해 범죄 예측도를 높였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경찰#범죄 예보#지리 프로파일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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