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시, 자살 고위험군 관리 나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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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예방 공유시스템 내년 운영

광주에서 자살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구축돼 신속한 위기 대응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자살 고위험군은 한 번이라도 자살을 시도했거나 자살자 유가족, 친구가 자살한 학생 등을 말한다.

지난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광주시민은 370명. 이는 인구 10만 명당 25.4명꼴로 전국 7대 광역시 중에서 네 번째로 높다. 자살 시도를 한 번이라도 한 적이 있는 고위험군 중에서 다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례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전국적으로 자살을 시도한 4만 명 중 8000명(20%)이 같은 이유로 다시 병원 응급실에 실려 왔다는 통계만 있을 뿐이다. 고위험군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힘든 것은 자살 예방을 담당하는 기관들의 정보 교류가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광주시 자살예방센터는 내년 3월부터 자살 예방 기관별로 고위험군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위기 상황에서 신속하게 개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현재 지역에는 자살예방센터, 119상황실, 5개 자치구 기초정신건강증진센터 등이 있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광주시 자살예방센터는 올 들어 9월 말까지 상담 2476건, 현장출동 104건을 처리했다. 5개 자치구 기초정신건강증진센터도 잦은 상담과 현장출동을 하고 있다. 그만큼 자살 위기에 놓인 많은 사람에게 ‘살자’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구축되는 새 시스템은 자살 예방 기관별로 사후 관리를 시행해 위기 상황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자살예방센터는 내년 3월부터 다자 간 통화 시스템을 운영할 예정이다. 다자 간 통화 시스템이란 자살신고가 들어올 경우 자살예방기관, 112, 119, 병원 등이 동시에 통화할 수 있는 것이다. 동시에 최대 64명이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이를 위해 모니터, 컴퓨터 등 새로운 전산장비가 도입된다. 고위험군 사후 관리를 통한 신속대응 시스템과 다자 간 통화 시스템 구축이 끝나는 대로 심리상담사 교육을 실시해 시스템 효과를 높일 예정이다.

박영석 광주시 건강정책과장은 “새로 구축되는 다자 간 통화 시스템으로 자살 고위험군의 위기 상황 상담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자동화된 통계 수치를 산출할 수 있다”며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 자살 예방에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정신건강 및 자살위기 상담전화는 1577-0199.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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