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곡성이 낳은 저항시인 조태일을 아시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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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14주기 추모문학기행

죽형(竹兄) 조태일 시인(사진)의 제자들이 14년째 추모문학기행을 열고 있다. 매년 열리는 추모문학기행은 스승이자 문학선배인 조 시인을 기리는 행사. 광주대 문예창작과 동문회와 전남 곡성군은 5일 곡성군 죽곡면 태안사 조태일시문학기념관에서 조태일 시인 14주기 추모문학기행 ‘저 일렁이는 숲의 숨결’을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

조 시인의 대표적인 시 국토 39호 ‘모래·별·바람’이라는 작품의 한 구절인 ‘저 일렁이는 숲의 숨결’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추모문학기행은 그의 제자는 물론이고 시인의 고향인 곡성지역아동센터 어린이 50여 명을 초대해 열린다. 행사 참가자들은 조 시인이 생전에 ‘시와 삶의 출발점이자 귀착점’이라고 말했던 천년 고찰 태안사를 비롯해 시인의 유품이 전시되어 있는 조태일 시문학기념관을 답사한다. 또 조태일 시연구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동순 전남대 학술연구교수가 ‘자랑스러운 곡성의 시인 조태일’을 주제로 강연한다. 참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백일장대회, 시낭송을 비롯해 사물놀이, 합창, 댄스, 연주 등 다채로운 공연을 갖는다.

조 시인은 1970, 80년대 폭압적 현실에 시와 온몸으로 맞섰던 저항시인이자 서정시인. 1941년 곡성 태안사에서 대처승의 칠남매 중 넷째로 태어나 광주서중, 광주고, 경희대를 졸업했다. 196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그는 1969년 월간문학지 ‘시인’을 창간해 김지하 양성우 김준태 시인 등을 발굴했고 독재정권에 맞선 문인이었다. 1980년 신군부가 계엄령 전국 확대에 앞서 감금한 예비 검속자에 포함돼 3년간 수감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는 편운문학상, 만해문학상을 수상했고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시집으로 ‘아침선박’ ‘식칼론’ ‘국토’ ‘자유가 시인더러’ ‘산속에서 꽃속에서’ ‘풀꽃은 꺾이지 않는다’ ‘혼자 타오르고 있었네’ 등이 있다.

조 시인은 1989년부터 광주대에서 후학을 길러내 많은 작가를 배출했다. 1999년 9월 광주대 예술대 학장으로 재직하던 중 간암으로 작고했다. 조 시인은 2000년 박석무 5·18기념재단 전 이사장 등 지인들이 사후 유공자 등록운동을 벌여 5·18 유공자로 등록돼 국립5·18민주묘지에 이장됐다.

노승일 광주대 문예창작과 동문회장(44)은 “스승이자 문학선배인 조태일 시인의 강직한 정신과 아름답고 빼어난 문학세계를 배우기 위해 추모문학기행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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