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반쪽장마’… 강수량은 하늘만 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14일 서울 150mm 예보→23mm 내려… 기상청 “비구름대 빨라 강수량 적어”

올해 장마가 시작된 지 17일로 벌써 한 달이 됐다. 평균 기간(31∼32일)을 감안하면 막바지에 이른 셈이지만 장마전선은 한반도를 떠나지 않고 있다. 24일까지 지역별로 비를 뿌릴 것으로 예보됐다. 이번 장마는 32년 만에 처음으로 중부지방에서 ‘거꾸로 장마’로 시작됐다. 이어 보름 가까이 비가 오지 않는 ‘마른장마’가 나타나기도 했다. 또 장마전선이 열흘 이상 북한과 중부지방에 머무르며 ‘반쪽 장마’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북태평양고기압과 태풍의 ‘합작품’으로 분석된다. 북태평양고기압은 평년보다 일찍 세력을 키우면서 장마전선을 위로 밀어 올렸다. 곧이어 발생한 제7호 태풍 ‘솔릭’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수축을 막았다. 북쪽의 상층 기압골이 내려오면서 장마전선은 오도 가도 못한 채 중부지방에 계속 비를 뿌렸다.

장마전선의 이례적 행보에 기상청의 부정확한 예보가 도마에 올랐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집중호우 때 강수량 상한선 예보는 대체로 정확했다. 반면 하한선 예측은 오차가 컸다. 13일의 경우 기상청은 서울, 경기, 강원 영서 등지에 40∼80mm, 최고 150mm 이상의 비를 예보했다. 실제 당일 서울에는 165mm의 비가 내렸고 인천에는 148.2mm가 내렸다. 14일에는 50∼100mm(150mm 이상)를 예상했는데 경기 동두천 110.5mm, 강원 춘천 125mm의 비가 내렸다. 반면 서울과 인천에는 각각 23mm, 10mm 정도의 비가 내리는 데 그쳤다.

15일에도 강원 춘천에는 140mm가 내려 예보범위(최고 150mm 이상)에 들었다. 다만 16, 17일에는 대부분 지역에서 예상했던 강수량 상한선보다 적게 내렸다. 이날은 비구름대가 예상보다 빠르게 이동하면서 경기 남부와 충청지방에 100mm 이상의 많은 비를 뿌렸다.

이처럼 강수량 상하한선의 정확도 차가 큰 것은 국지성 호우 현상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서울, 경기, 강원 영서 등 시도 중심으로 강수량을 예측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같은 서울이나 경기지역에서도 실제 강수량 차는 천차만별이다. 실제로 이달 4일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에는 168.5mm의 비가 내렸지만 근처 퇴계원면에는 69.5mm만 내렸다. 또 같은 날 서울 중랑구에는 68.5mm, 금천구에는 절반이 안 되는 32mm가 내렸다.

허진호 기상청 통보관은 “강수량 예보는 방재가 가장 큰 목적이기 때문에 상한선 분석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며 “17일의 경우 비구름 자체의 강도는 예측과 비슷했지만 이동속도가 빨라 서울 경기의 강수량이 예상보다 적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18일 중부지방에 10∼5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반쪽장마#기상청#강수량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