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주민-소외 이웃에 활짝 열린 도서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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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대 중앙도서관 ‘나눔의 책’ 호평

독서 멘토 교육과정을 이수한 조선대생들은 학교 인근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책을 읽어주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조선대 제공
독서 멘토 교육과정을 이수한 조선대생들은 학교 인근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책을 읽어주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조선대 제공
“매주 책을 읽어 드릴 때마다 할머니께서 같은 말을 반복하셨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저를 알아보셨어요. 그래서 손을 꼭 잡아드렸죠. 그때 정말 뿌듯했어요.”

조선대 생명화학공학과 2학년 박상희 씨(21·여)는 매주 한 차례 학교에서 3km 떨어진 동구 학동 행복재활원을 찾는다. 중증지체장애인들의 보금자리인 이곳에서 박 씨는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에게 1시간 정도 책을 읽어드리고 말벗이 돼준다. 박 씨는 대학 도서관 독서토론클럽 회원이다. 독서 멘토 교육과정을 이수한 뒤 올 3월부터 행복재활원을 찾아 봉사를 하고 있다. 박 씨처럼 매주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책을 읽어주는 독서 멘토 대학생은 60여 명. 이들은 대학에서 쌓은 독서역량을 지역 사회에 환원하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 소외된 이웃을 찾아가는 도서관

조선대 중앙도서관은 최근 국립중앙도서관이 주관한 제7회 도서관 현장발전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독서리더 양성을 통한 독서 멘토링’으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대학생 멘토가 사회복지시설의 멘티에게 책을 읽어주는 이 프로그램은 장애인이나 환자들의 정서적 안정과 심리 치유에 도움을 주고 있다. 2010년 조선대병원을 시작으로 백암지역아동센터, 성빈여사, 효다움 노인요양원 등에서 멘토링을 했다. 올해는 학교와 가까운 동구 드림스타트센터와 행복재활원에 학생들을 보내고 있다. 고종호 조선대 중앙도서관 주제정보봉사팀장은 “독서 멘토링 활동이 지역사회에 알려지면서 방문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도서관은 학생들의 인문교육을 강화하고 인성과 교양을 겸비한 글로벌 리더로서 소양을 높이기 위해 2008년부터 독서 진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전국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시행한 독서토론클럽은 다른 대학 도서관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현재 재학생 400여 명이 가입돼 있다. 독서를 통해 창의적 사고력을 갖추고 토론문화에 익숙하도록 매년 독서토론대회도 열고 있다. ‘조대인이 읽어야 할 명저 및 권장추천도서 300선’을 선정하고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해 장학금, 해외연수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 지성과 감성이 쑥쑥

조선대 중앙도서관은 광주전남지역 대학 도서관 가운데 장서 100만 권을 최초로 돌파한 곳이다. 보유한 책의 양이 많으면서 종류도 다양하다. 중앙도서관은 ‘열린 도서관’으로도 유명하다. 지역민 누구나 신분증을 보여주면 도서관에서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 도서관 이용증을 발급받은 8000여 명에게는 대출도 해준다. 타 대학 도서관들이 졸업생 가운데 일부만 이용증을 발급하는 것과 달리 졸업생 모두가 별도의 예치금 없이 무료로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 고교생 2000여 명도 회원으로 가입돼 전자책 대출서비스와 함께 방학 중에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

독서의 계절인 10월, 도서관은 축제의 장으로 변한다. ‘도서관이 살아 있다’는 주제로 독서캠프, 초청 강연, 영화 상영 등 각종 행사를 마련한다. 인문사회과학자료, 연속간행물실, 이용자서비스센터, 법학전문도서관, 멀티미디어정보센터 등 도서관 곳곳을 탐방하며 5곳에서 스탬프를 받아 도서관 이용 방법을 터득하는 ‘스탬프 도서관 투어’도 마련된다. 독서와 관련된 사진·그림을 전시하는 ‘독서사진전’, 지인에게 편지글 형식으로 책을 추천하는 ‘서로에게 책 추천하기’, 도서관에 바라는 점과 좋아하는 책 문구를 작성해 도서관 1층 로비의 나무에 매다는 ‘희망나무’ 등의 행사도 진행한다. 유진철 조선대 도서관장은 “‘책 읽는 사람이 리더가 된다’는 목표로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독서명문 대학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조선대#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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