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일할 사람이 없어요” 대구 섬유업계 아우성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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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평균 3.3명 부족… 대부분 생산직
섬유전문 채용박람회 개최하고 부정적 이미지 개선 적극 나서기로

대구 섬유산업이 유망 업종 이미지 만들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사진은 산업용 섬유 개발 업체 삼우기업의 첨단 생산 설비. 유리섬유를 산업용에 맞게 다양한 형태로 제작한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 섬유산업이 유망 업종 이미지 만들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사진은 산업용 섬유 개발 업체 삼우기업의 첨단 생산 설비. 유리섬유를 산업용에 맞게 다양한 형태로 제작한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 달서구 성당동의 한 섬유원단 제조업체는 요즘 걱정이 많다. 생산직을 충원하려는데 지원자가 거의 없기 때문. 직원 50여 명 중 대부분이 50, 60대여서 기술 전수가 시급하다. 김모 대표(54)는 “섬유업이 ‘사양(쇠퇴)산업’이라는 인식은 많이 사라졌다. 수출이 늘어 도약할 기회인데 인력난으로 대처하지 못해 아쉽다. 대학을 찾아다니며 신입사원을 찾고 있지만 별 성과가 없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섬유업계가 ‘섬유=유망산업’이라는 브랜드 이미지 만들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역 업계는 최근 몇 년 동안 섬유 수출이 꾸준히 늘면서 투자와 연구개발을 확대하는 등 희망적인 분위기이지만 섬유업체 취업을 원하는 대졸자는 많이 부족해 ‘이러다 대구 섬유의 맥이 끊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섬유업체의 인력난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대구 서구 중리동)이 지난달 대구지역 섬유기업 245곳을 조사한 결과 104개 업체가 인력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전체 필요한 인원은 346명, 업체당 평균 3.3명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 관계자는 “부족한 인원 중 300여 명은 생산직이어서 해당 기업들은 올해 매출 감소를 우려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구고용노동청과 대구섬유산업연합회 등은 산학협력을 통해 인력 양성과 취업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한국패션산업연구원, 한국폴리텍대학, 영남대, 섬유기업 등 14개 기관이 참여하는 섬유패션인적자원육성위원회도 구성됐다.

이 위원회는 대학생을 중심으로 섬유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부터 줄여 나가기로 했다. 산업용 섬유를 개발해 첨단산업으로 성장하는 기업과 탄소섬유로 자전거를 만든 업체,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에 섬유강화복합재료를 공급한 업체 등의 스토리를 담은 영상을 만들어 알릴 계획이다. 이 기업들이 참여하는 섬유전문 채용박람회도 조만간 열기로 했다. 장화익 대구고용노동청장은 “섬유업체와 관련 기관들이 힘을 모아 청년 구직자들에게 섬유업 정보를 알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텍연구원은 섬유 기관의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1997년 대구 서구 평리동 염색산업단지에서 한국염색기술연구소로 출발했지만 2008년 경영 위기를 맞았다. ‘염색’이란 단어 때문에 연구 분야가 한정되고 사양산업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심어줬다는 자체 평가에 따라 지난해 명칭을 다이텍으로 바꿨다. 염색하다는 뜻의 ‘다이(dye)’에 테크놀로지를 결합한 것. 염색 분야의 신기술 개발을 활발하게 추진하려는 의지도 담았다. 4월에는 새로운 기업이미지(CI)도 선보였다. 슈퍼섬유 소재와 산업용 섬유기반 구축 등으로 업무를 확대해 국제경쟁력을 추구한다. 전성기 원장은 “섬유는 자동차와 로봇, 항공우주산업까지 활용될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 인재들이 섬유업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섬유업계#채용박람회#직원#브랜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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