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적 끊어졌던 포구에 사람들 다시 북적북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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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수부두에 무슨 일이…

갯골 사이로 어선이 운항하는 인천 동구 화수부두. 9일 수산물 직매장에서 각종 횟감을 구입한 주민들이 바다를 바라보며 음식을 즐기고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갯골 사이로 어선이 운항하는 인천 동구 화수부두. 9일 수산물 직매장에서 각종 횟감을 구입한 주민들이 바다를 바라보며 음식을 즐기고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인천 동구 화수사거리에서 두산인프라코어 인천공장을 끼고 갯골 방향으로 가면 나오는 화수부두(인천 동구 화수동 7의 358).

1950, 60년대 새우젓을 주로 거래하면서 명성을 떨친 화수부두는 그 뒤 쇠락을 거듭했다. 접근성이 좋지 않고 낙후된 옛 도심에 위치해 인천 소래포구나 연안부두에 비해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진 것.

요즘 화수부두에는 활력이 넘치고 있다. 화수부두 어민들이 인천 앞바다(무의도와 덕적도 인근 해역)에서 갓 잡아 올린 꽃게와 싱싱한 생선 등을 판매하는 ‘화수부두 어민 수산물 직매장’이 지난달 10일 문을 연 뒤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9일 오후 6시경 낮 시간에 기승을 부리던 불볕더위가 한풀 꺾이자 화수부두로 향하는 골목길에는 외부에서 온 차량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동네 주민들이 외부 차량들의 주차 안내를 하고 있었다.

지난해만 해도 손님이 없어 발을 동동 굴렀던 횟집에는 자연산 회와 매운탕을 즐기려는 손님들로 꽉 차 있었다. 이곳 주민과 동구에 따르면 평일 300여 명, 주말에는 1000여 명이 화수부두를 찾고 있다.

물양장(소형 어선이나 선박이 주로 접안하는 부두)으로 향하는 골목에는 좌판에 우럭과 황석어 등 각종 생선을 말려 파는 상인들이 손님을 맞았다.

직매장에 들어서니 당일 갓 잡아 올린 싱싱한 꽃게와 광어, 노랑가오리가 수족관에서 손님을 맞았다. 현재 24명의 어민이 직매장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화수부두에서 파는 광어 등 생선은 100% 자연산. 자연산 광어는 kg당 2만 원에 판매된다. 갯골을 바라보며 싱싱한 회를 먹을 수 있도록 파라솔과 의자가 설치돼 있다. 초장과 상추까지 포함해 광어 1kg에 2만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삼치는 kg당 6000원에 판매한다. 7월 초순까지는 병어가 제철이다.

꽃게도 화수부두 연안어촌계 소속 어민 30여 명이 자망 방식으로 잡은 것이어서 품질이 우수하다. 자망 방식은 전통어업 방식 중 하나로 다른 어업방식에 비해 꽃게가 상대적으로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요즘 암 꽃게 1kg(상품 기준)이 3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중품은 2만∼2만7000원 수준이다. 꽃게는 이달 말부터 금어기에 들어간다.

이날 가족과 화수부두를 찾은 손해성 씨(39)는 “소래포구보다 규모는 작지만 인천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고 어선에서 막 내린 각종 어패류와 꽃게를 믿고 구입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어민들은 소비자에게 좀더 신뢰를 주기 위해 조만간 실명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중국산 등 외국 수산물을 국내산으로 속여 파는 일을 스스로 막자는 취지에서다.

선주 겸 화수두부 수산물 직거래위원장을 맡고 있는 양계영 씨(55)는 “소비자들이 물때만 잘 맞춰 부두를 찾으면 싱싱한 생선과 굴, 바지락을 믿고 구입할 수 있다”며 “구도심 활성화 차원에서 만든 수산물 직매장이 죽어가던 동네를 되살렸다”고 말했다.축제를 열기로 했다. 새우젓과 꽃게 등 수산물을 판매하고 꽃게 낚시대회, 수산물직거래장터 및 각종 체험부스 운영 등을 할 계획이다. 수산물직매장 032-766-0201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화수부두#수산물 직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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