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에서 승용차를 몰고 울산에 출장을 갔던 이모 씨(56)는 울산 남구 무거동 신복로터리에서 정광사 방면 간선도로를 달리다 ‘이상한’ 가로수를 보고 깜짝 놀랐다. 500여 m 구간의 플라타너스(버즘나무) 가로수 가지가 모두 잘려 나간 채 앙상하게 서 있었기 때문. 특히 높이도 일정하게 잘린 상태였다. 이 씨는 “마치 큰 나무기둥을 도로변에 박아놓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 도로변의 수령 30년 안팎인 플라타너스 201그루가 이런 흉한 모습으로 바뀐 것은 올해 초. 요즘 이 간선도로의 플라타너스 구간은 잎이 없어 앙상한 모양 그대로다. 인접한 무거천의 벚나무와 정광사∼태화강 전망대 뒤의 은행나무, 느티나무 가로수의 잎이 무성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울산시에는 이런 가로수에 대해 문의하는 시민이 줄을 잇고 있다. 이 도로변의 가로수는 도로 폭이 20m 이상이어서 울산시가 울산시 시설관리공단(공단)에 관리를 맡겼다.
플라타너스 가로수 가지를 자른 이유는 한전과 상인들의 요구 때문. 전선 지중화가 안 된 이 구간에서는 성장속도가 빠른 플라타너스 가로수로 인해 정전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또 전선 관리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도로변 상인들은 가로수 잎 때문에 간판이 잘 보이지 않고 꽃가루가 날려 피해가 크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한전에서는 가로수의 가지 일부를 자르겠다고 남구청에 신청했다. 공단 관계자는 “가로수 작업용 사다리차의 최대 높이가 12m여서 가로수를 9∼10m 높이로 맞추도록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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