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한일 갈등속 조선통신사 축제는 계속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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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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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일 부산 용두산-광복로서 열려… 日 7개도시 8개공연단체 300명 참가
8월말 쓰시마 행사는 올해 취소될 듯… 日 다른지역 행사도 영향 받을까 우려

한일 양국의 선린민간외교의 상징인 조선통신사행렬 재현 행사가 지난해 부산 중구 광복동 일원에서 펼쳐지고 있다. 동아일보DB
한일 양국의 선린민간외교의 상징인 조선통신사행렬 재현 행사가 지난해 부산 중구 광복동 일원에서 펼쳐지고 있다. 동아일보DB
한일 양국의 갈등 속에 선린민간외교의 상징인 조선통신사 축제는 올해도 계속된다. 그러나 일부 행사는 차질이 예상돼 문화교류만큼은 갈등을 극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산문화재단은 “2013 조선통신사 축제가 부산 용두산공원과 광복로 일대에서 3∼5일 열린다”고 1일 밝혔다. 축제기간에는 허남식 부산시장과 시모노세키(下關) 시장, 세토우치(瀨戶內) 부시장 등 일본 측 내빈 20여 명도 참석할 예정이다.

조선통신사는 1607∼1811년 200여 년간 조선에서 일본으로 파견된 사절단. 일본 내 한류의 원조이기도 하다. 부산시는 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를 기념해 매년 부산과 일본 16개 조선통신사 연고지역에서 조선통신사행렬 재현과 축제 등을 벌여오고 있다.

올해는 특히 유네스코 문화재로 등재하는 것을 추진하면서 프로그램을 알차게 꾸몄다.

문학 분야에서는 한일문화교류가 처음 시도된다. 일본 후루카와 가오루(古川薰) 작가의 작품 ‘화염의 탑’을 부산의 출판사 산지니에서 번역해 출판한 것. 4일 오후 7시 양국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축제 교류회 자리에서 작품 전달식이 열린다.

올해 처음으로 시민공모를 통해 조선통신사행렬 재현에 참여하는 정사, 부사, 종사관을 뽑았다. 첫 민간 정사에는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부사에는 충숙공 이예 17대 후손 이학락 씨, 종사관에는 부산시민 최영애 씨가 각각 선정됐다.

행렬 재현에는 1500여 명의 부산시민들이 참여해 조선통신사축제 하이라이트를 연출한다. 일본에서는 사세보(佐世保) 시를 비롯해 7개 도시 8개 공연단체 300여 명이 참가해 일본 전통춤인 ‘요사코이’ 공연을 펼친다. 시모노세키 시 초등학생으로 구성된 공연팀과 기타큐슈(北九州) 시의 고등학생 마칭밴드 무대도 열린다. 시모노세키 시의 시민공연단체는 부산 기병대 학생들과 함께 교류공연을 벌인다. 체험 및 전시행사인 ‘통신사야 놀자’에서는 조선통신사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용두산공원 미술전시관에서는 닥종이로 재현한 조선통신사 행렬도를 공개한다.

하지만 8월 말경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일본 쓰시마(對馬) 시에서 열리는 축제 중 조선통신사 행사는 올해 취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조선통신사연지연락협의회 사무국이 쓰시마 시 관음사에서 도난당한 불상을 한국 정부가 반환하지 않아 조선통신사행렬 재현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최근 부산문화재단에 비공식으로 알려왔기 때문이다. 축제 주최 측은 10일 회의에서 한국의 참여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올해 8∼11월 일본 시모노세키, 히로시마(廣島), 세토우치, 시모카마가리(下蒲刈) 등 네 곳에서 열릴 예정인 조선통신사 행사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 재단 측은 우려하고 있다. 부산문화재단 관계자는 “조선통신사는 200∼400년 전 양국을 오가며 문화교류를 이어갔던 평화공존의 역사적 의미가 있다. 이번 회의가 정치적 갈등을 극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한국#일본#조선통신사 축제#쓰시마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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