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신품종+친환경… 담양 ‘명품 딸기’ 납시오

  • Array
  • 입력 2013년 3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 비싸도 잘팔리는 ‘더 행복한 딸기’의 경쟁력

탐스러운 담양 딸기 전남 담양군은 딸기로 한 해에 58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국내 3대 딸기 산지다. 고서면의 한 농가 비닐하우스에서 주민들이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딸기를 수확하고 있다.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탐스러운 담양 딸기 전남 담양군은 딸기로 한 해에 58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국내 3대 딸기 산지다. 고서면의 한 농가 비닐하우스에서 주민들이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딸기를 수확하고 있다.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 15일 전남 담양군 봉산면 와우리. 마을 앞에 비닐하우스가 끝없이 펼쳐져 은빛 물결을 이뤘다. 하우스 안에 들어서자 출하를 앞둔 빨간 딸기가 고무용기에 수북이 쌓여 있었다. 이곳 딸기는 때깔이 곱고 보통 딸기보다 훨씬 커 큰 것은 아기 주먹만 했다.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해 전국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더 행복한 딸기’ 브랜드다. 담양군은 충남 논산시와 경남 밀양시와 함께 전국 3대 딸기 주산지다. 1190농가가 358ha에서 딸기를 재배하고 있다. 연간 1만4000t을 판매해 서울 가락동 농산물도매시장 딸기 점유율이 28%로 전국 1위다. 한 해 매출액이 580억 원으로, 벼 다음으로 소득이 많은 효자 작목이다. 담양군은 2010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딸기 부문 지리적 표시등록(제70호)을 했고 ISO9001, ISO14001 동시 인증을 받아 ‘명품 딸기의 고장’으로 자리매김했다. 》
○신품종 딸기 자체 개발

담양군 농업기술센터는 2006년부터 역점시책으로 딸기 신품종 개발 사업에 나섰다. 7년여 연구 끝에 지난해 첫 결실을 봤다. 일반 품종보다 맛과 향이 뛰어나고 육질이 단단한 ‘담향(潭香)’과 ‘죽향(竹香)’을 개발해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 출원을 했다. 그동안 딸기 품종은 농촌진흥청 시설원예시험장이나 충남농업기술원, 경남농업기술원 등이 주로 개발해 왔다. 기초자치단체가 신품종을 개발한 것은 담양군이 처음이다.

‘담향’은 평균 당도가 10.8Bx(브릭스)로, 일반 딸기보다 1∼2Bx가 높고 조기 수확이 가능하다. ‘죽향’은 흰가루병에 강해 수출에 유리하다. 모양도 뛰어나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서 열린 ‘딸기 페스티벌’에서 죽향은 2kg들이 1상자에 4만 원에 판매돼 다른 품종보다 5000원이 더 비쌌지만 인기를 끌었다.

담양군 농업기술센터는 신품종 개발과 농가 보급을 위해 농업연구사 등 전문인력 5명을 채용하고 시험포장 10동, 딸기 전용 육묘장 2동을 운영하고 있다. 2015년까지 신품종 명품화 단지를 100ha까지 확대하고 2020년에는 전체 딸기 재배 농가에 자체 개발한 신품종을 보급할 계획이다. 이철규 담양군 농업기술센터 농업연구사는 “신품종은 농가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기 쉽지 않아 정착기간이 필요한데 두 품종은 소비자의 반응이 좋아 재배 면적이 늘고 있다”며 “캐릭터 개발, 가공상품 출시 등 명품 딸기 고장에 걸맞은 사업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최고 품질 딸기로 승부

재배농가들은 그동안 맛과 안정성을 확보한 최고 품질의 딸기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대표적인 작목반이 ‘더 행복한 딸기’ 브랜드를 생산하는 ‘일심영농조합법인’이다. 17농가가 재배하는 딸기 하우스에 가보면 두 가지에 놀라게 된다. 하우스 면적이 다른 농가보다 작은 661.16m²(약 200평)에 불과하고 밭두둑이 50cm 이상으로 높다. 하우스를 작게 설치하면 빛 관리를 세심하게 할 수 있고, 두둑을 높이면 토양 온도를 오랫동안 유지해 뿌리 발육이 촉진된다.

하우스를 설치할 때 남북 방향이 아닌 동서 방향으로 길게 빼서 완숙기에 접어들었을 때 한쪽이 먼저 익고 다른 쪽이 나중에 익도록 한다. 홍수 출하를 막고 일정량을 지속적으로 수확하기 위해서다. 웃거름도 시장에서 높은 값을 받는 비결이다. 쑥과 미나리, 흑설탕을 같은 비율로 혼합해 한 달간 발효시켜 사용한다. 3년에 한 번씩은 반드시 휴경하고 휴경 기간에는 벼와 마늘을 재배해 땅심을 높인다.

딸기 품질은 선별이 좌우한다. 일정한 크기와 모양별로 규격을 맞춰 담고 딸기가 용기에 닿아 물러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선도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3월부터 출하가 끝나는 6월까지는 오전 2∼3시에 수확해 선별 작업을 최대한 빨리 끝낸다. 기세출 일심영농조합법인 대표(52)는 “재배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전국에서 견학을 많이 온다”며 “친환경으로 딸기를 재배하다 보니 손이 많이 가지만 다른 딸기보다 많게는 1만 원 정도 비싸게 받기 때문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