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교통 뻥 뚫린 대구 달서구… 시민들 가슴도 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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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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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대구 달서구 이곡동 이곡네거리에서 성서경찰서 교통안전계 권영운 계장(왼쪽)과 이강수 경사가 교통신호를 조정하며 차량 소통을 돕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31일 오전 대구 달서구 이곡동 이곡네거리에서 성서경찰서 교통안전계 권영운 계장(왼쪽)과 이강수 경사가 교통신호를 조정하며 차량 소통을 돕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출퇴근 시간에도 달서구에 들어가면 마음이 편해요. 차량 흐름이 상당히 좋거든요.”

20년째 개인택시를 하는 김진수 씨는 출퇴근 시간에 달서구로 가자는 손님의 말을 들으면 ‘이날 운이 좋다’는 느낌을 받는다. 다른 지역보다 교통 흐름이 좋아 운전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목적지까지 가는 시간을 줄여 빠른 시간 내에 다른 손님을 태울 수 있다. 김 씨는 “차가 너무 밀리면 손님에게 미안한 마음 때문에 불편하다. 출퇴근 시간에 경찰이 주요 네거리에 나와 교통정리를 해주는 모습을 볼 때마다 고맙다”고 말했다.

대구 달서구가 ‘출퇴근 혼잡 없는 지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택시와 버스 운전사, 승객들 모두 만족하는 곳이 됐다. 10년 이상 무사고 운전자들 모임인 전국모범운전자연합회 성서지회 이근수 회장은 “달서구처럼 정체가 없으면 운전자는 기름값과 시간을, 택시 승객은 요금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달서구의 교통 흐름이 ‘뻥 뚫리게’ 좋아진 비결은 지자체와 경찰, 주민이 힘을 모은 결과다. 지방자치단체는 상습 정체 구간의 교통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경찰은 주요 네거리의 교통지도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모범운전자연합회나 녹색어머니회 회원 300여 명은 주요 정체지역에서 꼬리물기와 끼어들기 같은 반칙운전을 막는 캠페인을 벌인다.

경찰은 출퇴근 시간인 오전 7∼9시, 오후 6∼8시에는 바쁘게 움직인다. 달서구 주요 네거리에 날마다 경찰관이나 의경을 1, 2명씩 배치해 교통신호를 조정한다. 상습정체구간인 왕복 10차로 달구벌 대로의 경우 무전으로 성서∼이곡∼용산∼죽전∼감삼∼두류네거리 구간(5km)의 상황을 주고받으며 차량 통행량에 따라 교통신호를 바꿔준다.

성서, 달서경찰서가 출퇴근 시간대에 공동으로 교통신호를 조정하는 네거리는 20곳이 넘는다. 성서경찰서 교통안전계 이강수 경사는 “차량이 밀리는 방향으로는 녹색 신호를 길게 하는 것만으로도 차량의 엉킴을 상당부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곡네거리는 아파트 대단지와 성서공단, 성서나들목(IC)이 가까워 교통량이 많다. 지자체와 경찰의 노력 덕분에 교통 환경이 개선됐다. 달서구와 도로교통공단 대구시 지부는 2011년 시내에서 성서 방향으로 진행하는 운전자들이 잘 보이도록 교차로 신호등을 정지선 위에 추가 설치했다. 도로가 약간 오르막인 점을 고려해 멀리서도 신호를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러자 신호 위반과 꼬리물기가 크게 줄었다. 성서경찰서 권영운 교통안전계장은 “출퇴근길 좌회전 차로 하나를 트고 신호 조정 효과까지 더해져 교통 흐름이 나아졌다”고 했다.

시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택시를 자주 이용하는 김모 씨는 “출퇴근 시간에 택시를 타면 한쪽 방향으로는 주차장처럼 밀리는데 반대편은 차량이 거의 없는 네거리가 적지 않다. 신호등에만 맡겨둘 게 아니라 경찰이 신호등 시간을 조절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달서구처럼 대구 전역에서 출퇴근 시간에 교통 흐름이 좋아지도록 경찰이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달서구는 최근 2년 동안 교차로 6곳의 교통안전시설물 900여 개를 정비했다. 출퇴근길 불법 주정차 단속반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김헌동 교통과장은 “주민들이 불편해하는 교통 환경을 찾아 꾸준히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달서구#출퇴근 혼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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