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고희정 작가의 과학 돋보기]눈-얼음의 과학과 신나는 겨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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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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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2013년 1월 5일자 A10면.
본보 2013년 1월 5일자 A10면.
♬펄펄 눈이 옵니다. 하늘에서 눈이 옵니다♬ 겨울이 오면 가장 기다리게 되는 눈. 동아일보 5일자 A10면은 기록적인 한파로 바다까지 꽁꽁 언 소식을 전하면서 이로 인한 전력 사용량의 급증을 걱정합니다. 하지만 겨울은 여러 가지로 좋지요. 겨울에만 만나는 선물 3종 세트, 눈 서리 얼음이 있으니까요. 오늘은 겨울 선물에 숨겨진 과학 원리를 알아보고, 신 나는 겨울 놀이를 해 볼까요?

○ 눈은 왜 올까요?

공기 중에는 수많은 수증기가 포함돼 있습니다. 수증기는 온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해요. 수증기는 기체니까 온도가 낮아지면 액체인 물로 변하고, 온도가 더 낮아지면 고체인 얼음으로 변하죠.

수증기가 높은 하늘로 올라가면 주변의 기온이 낮아집니다. 작은 물방울이나 얼음으로 변해 모이면서 구름이 생깁니다. 이 물방울이나 얼음알갱이가 자꾸 뭉쳐서 커지면 무게를 못 이기고 떨어집니다. 이때 지표 근처의 기온이 높으면 비, 기온이 낮으면 눈이 되어 내리게 되는 거예요.

눈에도 쌀가루 같은 가루눈이 있고, 꽃송이 같은 함박눈이 있어요. 차이는 뭘까요? 일반적으로 기온이 높을 때는 눈의 결정이 서로 엉겨 붙어 눈송이를 이룹니다. 그래서 커다란 눈송이가 되어 함박눈으로 내립니다. 기온이 낮을 때는? 눈의 결정이 서로 부딪쳐도 달라붙지 않고 그대로 내리면서 가루눈이 되죠.

예로부터 함박눈이 내리면 따뜻하고 가루눈이 내리면 추워질 징조라는 말을 했습니다.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습니다. 눈의 상태를 보고 날씨를 예측했던 조상의 지혜를 엿볼 수 있죠.

눈 결정을 본 적 있나요? 검은색 도화지를 냉장고에 넣어 차게 해 두었다가 눈송이를 받은 다음, 돋보기로 관찰해보세요. 대부분 육각형이나 육각기둥 모양으로 아주 예쁘죠.

○ 서리는 겨울의 전령

동장군(冬將軍)이 다가옴을 제일 먼저 알려주는 겨울의 전령, 서리는 무엇일까요? 맑은 날 아침에 나가보면 풀잎 위에 이슬이 맺힌 걸 볼 수 있죠? 밤이 되어 기온이 떨어지면 지표면의 물체가 차가워져요. 그럼 물체 주변의 공기 중에 있던 수증기가 액체인 물방울이 되어 물체에 맺히는데, 이게 이슬이에요.

서리는 이슬이 내리는 원리와 똑같습니다. 하지만 기온이 더 떨어질 때는 기체인 수증기가 액체인 물로 액화되지 못하고 곧바로 얼음으로 얼어버리는, 즉 고체로 승화되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게 서리예요.

즉, 섭씨 0도 이하의 온도에서 공기 중의 수증기가 땅이나 물체에 접촉하여 얼어붙은 매우 작은 얼음을 서리라고 합니다. 그래서 유리창에 생긴 서리의 모양을 잘 살펴보면, 눈의 결정 모양을 하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춥다고 매일 서리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구름이 없고 바람이 없는 맑고 추운 날에 내려요. 맑은 날 밤에는 지표면에서 방출된 열을 흡수하여 이를 다시 방출하는 구름이 없어서 구름이 낀 날보다 기온이 더욱 크게 떨어지니까 서리가 생기기 좋습니다. 맑고 춥더라도 바람이 강하면 서리는 생기 않아요. 바람이 수증기를 다 쓸어가니까요.

보통 해가 지고 난 뒤 기온이 한 시간에 0.8도 이상씩 큰 폭으로 떨어지면 서리가 내립니다. 또 밤에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하여 별이 뚜렷이 관찰될 때 발생하기 쉽죠. 농작물에 서리가 내리면 조직이 얼어붙어 파괴되는 냉해 피해를 입게 되니까 서리가 내릴 때는 농작물 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 얼음판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비밀

겨울이면 신 나는 놀이가 많죠? 하얀 눈을 꽁꽁 뭉쳐 던지는 눈싸움, 커다랗게 굴린 눈을 쌓아 눈사람 만들기…. 절대 빠질 수 없는 재미가 얼음판 위에서 스케이트 타기죠. 어떤 과학의 원리가 있을까요.

스케이트의 날은 가늘고 날카로워요. 여기에 우리의 몸무게가 실리면서 얼음판을 누릅니다. 얼음은 압력이 올라가면 녹아서 물이 됩니다. 스케이트 날과 얼음판 사이의 얼음이 녹아서 생기는 물이 윤활유 역할을 하면서 잘 미끄러지는 겁니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얼음 마술을 할 수 있어요. 얼음 사이로 철사 통과시키기! 같이 해 볼까요? <그림 참조>

철사 양쪽으로 매달린 무거운 추가 가는 철사를 통해 얼음에 압력을 가합니다. 철사가 닿는 부분의 얼음이 녹아서 물이 됩니다. 주위가 차가운 얼음이니까 금방 다시 얼게 되죠. 이렇게 철사가 닿는 부분이 녹았다 얼었다 하면서 철사가 얼음을 통과합니다.


○ 신 나는 겨울 놀이 해봐요.

날씨가 추워도 방안에만 있을 순 없겠죠? 먼저 스케이트장에 가 보세요. 서울시청 앞에 있는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지난해 12월 16일 문을 열었습니다. 경기 성남시는 시청사와 종합운동장 주차장에 스케이트장과 눈썰매장을 개장했고, 대구시는 신천 둔치에 야외 스케이트장을 열었답니다.

얼음낚시도 있어요. 지난해 12월 22일부터 강원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에서는 평창 송어축제가 열리는 중입니다. 송어를 낚고, 눈썰매를 탈 수 있답니다.

또 이달 19일부터 27일까지는 인제군 남면 인제대교 일원에서 인제 빙어축제가 열려요. 40cm나 얼어붙은 두꺼운 얼음판에 구멍을 뚫은 다음 소양호에 자생하는 자연산 빙어를 잡아 볼 수 있습니다. 세계 4대 겨울축제로 꼽히는 화천 산천어 축제도 시작됐어요. 27일까지 얼음낚시뿐 아니라 얼음축구, 봅슬레이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눈꽃 축제도 빠뜨릴 수 없겠죠? 평창 대관령눈꽃축제는 19일에, 태백산 눈축제는 25일에 시작합니다. 추운 겨울, 신 나는 겨울 놀이로 몸도 건강, 마음도 건강하게 보내세요.

고희정 작가
#눈#겨울#수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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