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죽음의 사각형’? 교육에 목매는 학부모들… 씁쓸한 교육열 신조어

최근 사교육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학부모의 고충을 표현한 '등골탑', '카페맘', '대전동아빠' 등 신조어가 유행하면서 씁쓸함을 남기고 있다.

영어전문기업 윤선생영어교실이 4일 분석한 교육계 신조어 목록을 보면 빚을 내서라도 교육에는 목을 매는 부모들의 교육열과 그에 따른 경제적, 심리적 부담이 투영돼 있다.

먼저, '에듀푸어'는 워킹푸어, 하우스푸어와 같이 어려운 경제상황과 사회 분위기를 담은 신조어다. 수입에 비해 과다한 교육비 지출로 경제적 곤란을 겪는 계층을 일컫는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는 초등학생 학부모의 56.6%가 자신을 에듀푸어라고 생각한다는 결과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에듀푸어가 늘면서 교육비 마련을 위한 '에듀테크'라는 말도 등장했다. 늘어나는 사교육비와 등록금을 충당하기 위해 미리 어린이 전용적금이나 펀드에 가입해 돈을 모으는 재테크를 이르는 용어다.

과거에는 소를 팔아 자식을 대학에 보낸다며 대학을 '우골탑'이라고 칭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부모의 등골을 빼서 세웠다고 해 '등골탑'이란 말도 유행한다.

또 중고생들이 수십만 원대의 방한용 재킷을 부모에게 사달라고 조르는 통에 부모의 등골을 휘게 한다 해서 '등골 브레이커'라는 말도 등장했다.

부모의 교육열을 반영한 '맘(엄마) 시리즈'와 '아빠 시리즈'도 유행이다.

성적이 아닌 잠재력을 보고 신입생을 선발하겠다는 입학사정관제는 '엄마사정관제'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어머니의 정보력에 따라 자녀의 스펙관리가 좌우된다는 얘기다.

'카페맘'과 '아카데미맘'처럼 대치동이나 목동 학원가의 커피전문점에 모여 사교육 정보를 교환하는 어머니를 지칭하는 말도 나왔다. 엄한 교육을 시키는 '타이거맘'이나 경기장까지 따라가 자녀를 뒷바라지해주는 '사커맘' 등 외국에서 건너온 용어가 그대로 쓰이기도 한다.

아빠 시리즈는 주로 가족과 홀로 떨어진 채 경제적 부담을 떠안은 아버지의 모습을 반영한 말이 대부분이다. 부인과 자녀를 외국으로 유학 보내고 홀로 남은 아버지를 부르는 '기러기 아빠'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항공료를 아끼느라 가족을 만나러 가지 못하는 아버지를 말하는 '펭귄아빠', 가족이 보고 싶을 때 언제든지 가는 재력을 소유한 아버지를 뜻하는 '독수리아빠'가 등장했다.

또 외국으로 보낼 형편이 안 돼 강남에 소형 오피스텔을 얻어 아내와 자식만 강남으로 보낸 아빠는 '참새아빠', 자녀를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초등학교에 보내고 싶어 대치동에 전세를 얻는 '대전(대치동 전세)동 아빠'라는 말도 나왔다.

입시 관련 신조어도 눈에 띈다. '고3 죽음의 삼각형'이라는 말은 대입을 위해 필수로 준비해야 하는 수능, 학생부, 논술을 일컫는데, 최근에는 여기에 입학사정관제가 추가돼 '고3 죽음의 사각형'이 됐다.

또 '인강(인터넷강의)'을 2배속으로 듣는 습관이 있어 학교 선생님의 수업의 느린 말을 속 터져 하는 학생이 늘면서 '인강증후군'이란 말도 등장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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