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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내장사 대웅전 전소… 화재 원인은?
동아일보
업데이트
2015-05-28 05:11
2015년 5월 28일 05시 11분
입력
2012-10-31 05:29
2012년 10월 31일 05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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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영상 통해 확인…"전기적 원인 추정"
행락객 "숭례문 떠올라 안타까워"
전북 정읍시의 천년고찰 내장사(內藏寺)의 대웅전이 31일 새벽 발생한 화재로 전소했다.
이번 화재로 대웅전 89㎡가 모두 불에 탔으며 불화(佛畵) 3점과 불상 1점이 소실됐다.
내장사 대웅전 내부의 CC(폐쇄회로)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대웅전에 설치된 전기난로 주변에서 불꽃이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장사 화재 경과 = 정읍 내장사의 화재 사실은 사설 보안업체 직원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이 직원은 오전 2시경 화재 감지시스템을 통해 내장사에 불이 난 것을 확인하고 내장사 관리자인 권모 씨(60)에게 이를 알렸다.
연락을 받은 권 씨는 오전 2시10분경 화재 소식을 주지 스님과 절 관계자에게 알리고 소방서에 신고했다.
절 관계자들은 불을 진화하려고 했지만 이미 불길이 건물 내부까지 번진 터라 대웅전 뒤편 야산으로 불이 번지지 않게 물을 뿌리는 것 외에는 손을 쓸 수 없었다.
오전 2시30분경 도착한 소방관들이 1시간여의 진화작업 끝에 불길을 잡았지만, 대웅전은 이미 불에 모두 타버린 뒤였다.
권 씨는 "보안업체의 연락을 받고 대웅전에 불이 난 것을 알았다"며 "불이 대웅전 내부로 번지면서 삽시간에 건물 내 외부가 모두 불에 탔다"고 말했다.
▼화재 원인 = 경찰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대웅전 내부에 설치된 전기 난로 주변에서 불꽃이 시작됐다.
경찰은 대웅전 내부의 CC(폐쇄회로)TV를 확인한 결과 일부에서 제기된 외부 침입자의 방화 가능성이 없다며 전기난로 과열과 누전을 화재 원인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북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민성홍 경위는 "CCTV를 판독하니 그 시간대 대웅전에 출입했던 사람이 없고 내부에서 불이 났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함께 정확한 화인을 규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웅전이 목조로 지어져 삽시간에 불이 번졌다고 설명했다.
▼대웅전 전소 피해 = 전소한 내장사(內藏寺)의 대웅전(89㎡)은 절의 중앙에 고즈넉이 자리하고 있다.
내장사는 오색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이 감싸고 있어 가을철이면 불자는 물론이고 단풍 행락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 절은 백제시대(636년)에 창건됐으며 여러 차례 소실과 재건을 거듭하다 1938년에 현 위치에 지어졌다.
대웅전도 한국전쟁 때 내장사 대부분이 전소했을 때 함께 불탔다가 1958년 재건돼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특히 대웅전은 일제 강점기 당시 독립자금을 댔던 민족종교 '보천교'의 정문에 속하는 보화문을 해체 복원한 것이어서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보화문은 애초 2층 형태의 건물이었으나 2층은 생략된 채 내장사로 옮겨와 대웅전으로 복원되면서 단층으로 축소됐다.
다른 사찰의 대웅전과 달리 내장사 대웅전을 받치는 높이 3m가량의 기둥이 모두 돌로 된 점도 독특하다. 또 못을 단 한 개도 사용하지 않고 지어진 목조건물로도 유명하다.
내장사 대웅전은 지정 문화재는 아니며 내부에도 주요 문화재는 없다. 다만, 인근 절 건물에 전북도 문화재(49호)인 '조선동종'이, 대웅전 앞에는 부처님 사리를 모신 3층 진신사리탑이 있다.
▼단풍철 맞은 내장산 = 정읍 내장사 대웅전 주위에는 불출봉, 서래봉, 금선계곡, 천연동굴인 용굴, 문필봉 등이 자리 잡아 경치가 일품이다.
가을철 남쪽에서 으뜸으로 꼽히는 내장산 오색단풍을 보려고 50여만 명이 다녀가며, 이중 상당수가 절과 대웅전을 둘러보며 깊어가는 가을의 진수를 음미한다.
특히 내장산 단풍은 이번 주부터 다음주까지가 가장 절정이어서 이곳을 찾은 행락객은 뜻하지 않은 화재가 발생하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탐방객들은 "대웅전이 잿더미로 변한 모습을 보니 국보 1호인 숭례문이 불에 탄 기억이 생생히 되살아났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문화재를 화재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대책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곳을 찾았다는 이수자 씨(49·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는 "내장사의 중심 건물이 인재(人災)로 추정되는 불로 없어져 허무하다"고 말했다.
김명국 씨(57)도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유산이 잿더미로 변한 것을 보면서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며 "옛 모습 그대로는 아니겠지만 하루빨리 복원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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